신종플루는 확산 속도가 무서운 병이지만 철저한 방역과 개인 위생관리만 잘 지키면 극복하지 못할 병도 아니다. 지나치게 공포심이 조성돼 경제와 문화생활 등 모든 활동이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신종플루 대책을 총괄하고 있는 정부의 대처는 미흡하기 이를데 없다.
정부는 지난 2일 '축제및 행사에 대한 운영지침'을 각 자치단체에 내려 보냈다. "연인원 1000명 이상 참가하고 이틀이상 계속되는 축제는 원칙적으로 취소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행사를 강행해 신종플루가 발생하면 재정적 패널티와 공무원 책임을 묻겠다"며 행사취소를 강권했다. 책임을 자치단체에 떠 넘긴 것이다. 이로 인해 전국 자치단체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고심끝에 상당수 행사들을 취소하거나 연기 또는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도내의 경우 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열어 9-11월 개최될 308개 행사중 58개 행사를 전면 취소키로 결정했다. 그 가운데 전주소리축제는 관람객들의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로 전면 취소되었다. 신종플루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어린이와 노인들이 대상이어서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또 세계서예비엔날레도 당초 계획보다 행사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개막식과 부대행사를 취소했다.
이같은 와중에 정부는 11일 다시 지침을 내렸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 5세 미만 영유아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폐쇄된 실내공간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대해서만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재정 불이익과 공무원 문책 내용을 없애는 등 사실상 축제 개최여부를 자치단체 자율에 맡김으로써 정부가 되레 혼란을 부추겼다.
문제는 도내 축제나 행사 등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동안 많은 비용과 인력을 들여 준비한 행사의 경우 종합적인 차단대책을 세우고 재검토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은 행사의 번복으로 인한 신인도 하락이나 지역경제 침체 등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신중플루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되, 너무 호들갑을 떨어서도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