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脫 전북 - 백성일

전북 인구가 1966년에 25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통상 300만 시대라고 했다.전주도 전국 7대 도시안에 들 정도였다. 농경사회에서 전북은 인구가 꽤 많은 편이었다. 산업화가 불어 닥치면서 서울로 울산으로 경기도로 먹고 살기 위해 그리운 고향산천을 떠났다. 이농인구가 급증했다. 지금 농촌은 그 당시에 비해 인구가 절반 가량 줄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북은 젊은층은 없고 노인들만 많아졌다.인구 180만명대로 전락했다.

 

최근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조사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응답자 절반 가량이 기회가 되면 전북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유는 문화와 일자리 그리고 교육 문제 때문에 전북을 떠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1차적인 책임은 산업화를 주도한 박정희정권에 있다. 18년간이나 장기 집권을 하면서 국가 개발축을 수도권과 경부축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그간 전북에서 국회의원을 해먹은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지역이 낙후되거나 말거나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아온 것 밖에 안된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정권 때가 실로 좋은 지역 발전의 기회였다. 그 당시 전북 출신들이 고위직에 많이 진출했다. 과거 정권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자리에 앉았다. 대통령 자리만 빼고 거의 힘 있는 자리에 고르게 포진했다.그러나 그 당시 높은 벼슬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본인들만 호의호식했지 지역 일은 뒷전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그 당시 지역을 발전시켜 일할 자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더라면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밖에도 민선시절 도지사 시장 군수와 광역 기초의원을 지낸 사람들의 잘못도 있다. 이 사람들이 사리사욕을 벗어 던지고 지역발전을 위해 몸을 불살랐다면 오늘날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뒤늦게서야 기업을 유치한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어진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애향운동본부도 왜 이같은 여론조사를 지금 이 시점에서 했는지 의문이 간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자신들의 얼굴에 침 뱉는 것이나 다름 없어 차라리 발표하지 않고 정책자료로 삼는 것이 더 나았다. 신문에 대서특필 되었다고 무작정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