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도 용담호엔 아직도 '녹조'

이상고온·많은 일조량에 구간별 남조류 기준치 훌쩍 넘어…수공 "식수에 문제 없다"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20℃를 웃도는 수온과 많은 일조량이 이어지면서 용담호 일부 지역에 발생한 녹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식수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녹조 번식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찾은 용담호 인근의 진안군 정천면 갈용리 일대에 발생한 녹조는 층은 두텁지 않았지만 물길을 따라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녹조는 부영양화된 호소 또는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 용담호에서 나타난 이런 녹조 현상은 최근 전주지방환경청의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녹조는 남조류와 클로로필-a의 수치로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난주와 2주 전의 조사 결과, 구간별 남조류가 1700cell/㎖을 훌쩍 넘어 기준치인 500cell/㎖을 초과했다.

 

그러나 광합성을 통해 녹조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클로로필-a(엽록소)의 수치는 농도 기준(15㎖/㎥) 이하인 5~7㎖/㎥를 보였다.

 

전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지난달 10일 녹조 현상이 최고치를 보였을때 클로로필-a 수치가 12㎖/㎥ 이상, 남조류 수치도 7000cell/㎖를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라며 "그러나 어떤 한가지 이유만으로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생했던 녹조 현상 역시 오랜 가뭄 끝에 내린 집중 호우의 영향으로 부유물이 생기면서 먹이가 풍부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물 속에 존재하는 조류는 먹을 것이 풍부하면 급격히 개체수가 증가하는데, 이상 고온현상으로 8월 말부터는 사라져야 하는 녹조의 소멸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환경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녹조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대해 용담호의 수질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현 상태가 조류주의보를 내릴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매주 철저한 관찰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안정된 깊이의 물을 상수원으로 공급하고 있어 식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