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실명으로 횡령 의혹을 다뤄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이모 씨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프로그램이 사회적 약자인 한센병 환자들의 폐쇄적 정착촌에서 사금고 운영과 관련해 일어난 사회병리적 문제점을 밝히고 이에 연루된 이 씨 등의 범죄 혐의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라 공공의 이익과 연관성이 있다"며 "이 씨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이 유지되는 이익보다 실명 보도로 얻어지는 공공의 정보에 대한 이익이 우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공익성이 있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방영됐으며 그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전남 나주시에서 한센병 환자들이 운영하는 상조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이 씨는 'PD수첩'이 2001년 7월 자신의 실명을 언급하며 상조회 횡령 의혹 사건을 보도하자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 씨는 방송 직전인 2001년 6월말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됐으며 유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