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존 및 인간 존엄성 회복을 위한 친환경 대안농업의 지혜는 우리나라의 전통농업과 그 문화체계에서 찾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자옥 한국농업사학회 회장(전남대 명예교수)은 17일 전북대에서 열린 '제9회 동아시아 농업사 국제학술대회'기조발표를 통해 "현대 농업은 생태적·친환경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생산성 향상을 추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 해법으로 전통농업과 문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구교수는 "지나치게 잘못 내달려 온 현대농법은 전통농업을 근본적으로 망각하거나 매도하게 했다"면서 "이로인해 지력감퇴와 농약공해·곡물자급률 하락은 물론, 농업의 근원적 포기현상까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업체계를 하루 아침에 100년 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새로운 길을 찾는 노력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면서 "농촌의 전통문화는 농가와 농지에 바탕을 두는 '두레'식 공동체 삶과 상호부조적인 정신으로 재건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농촌에는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지켜갈 수 있는 수많은 전통 기술과 문화가 있는 만큼, 이를 되살려 현대 농업의 과제인 지속적·생태적·친환경적인 영농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북대 '인문한국 쌀·삶·문명연구원'이 '동아시아 전통농업의 재조명'을 주제로 한국농업사학회 및 중국·일본농업사학회와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17~18일 이틀동안 한·중·일과 프랑스·러시아 등 국내·외 학자 40명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