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에서] 녹색성장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 김상국

김상국(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

요즘 녹색성장산업 이라는 말이 커다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녹색(Green)이라는 단어는 모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녹색성장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이해하기 쉬운 녹색성장이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오늘의 그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설산업에서 녹색성장이라면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오늘의 건설기술 개발'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정부의 표현을 빌린다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건설기술의 개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의 성장전략은 자연착취적인 성장전략이었다. 우리가 잘 살기위해서는 더 많은 생산을 하여야 하고, 더 많은 생산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연훼손은 불가피한 것이며 이러한 훼손은 고민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이러한 사고와 노력 덕에 과거의 가난과 부족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풍요로운 세상을 우리는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점점 이러한 생각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배우게 되었다. 즉 우리가 지금까지 무한하다고 생각했던 어머니 자연이 인간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자연이 무한하다고 착각하였고, 자연의 자기복원력을 너무 맹신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제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정말 '안타깝게도' 그것을 생각해야만 하게 된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우리가 잘 아는 자연적 요인 때문이다. 사막화, 황사현상의 증가, 해수면의 상승 등과 같은 자연재해의 증가다.

 

두 번째는 경제적 요인이다. 가장 간단한 예로 탄소세를 들 수 있다. 화석연료를 태우면 반드시 탄산가스(CO2)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2억톤의 탄산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교토의정서 기후협약에 따르면 우리는 10%의 탄산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만 한다. 즉 우리가 감축해야 할 탄산가스의 양은 2천만톤이고, 만약 우리가 그 양을 감축하지 못하면 톤당 100유로(130달러) 정도를 탄소세로 지불하여야 한다. 2천만톤에 130달러를 곱하면 26억 달러가 된다. 26억 달러라면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 값의 약 절반이고, 100억 불 년간 경상수지 흑자의 26%나 된다. 기가 막힌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우리는 친환경기술을 개발하여야만 한다. 바로 이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녹색성장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이유이다.

 

셋째로 그린테크놀로지가 갖는 의미는 그린테크놀로지야 말로 미래 최대의 황금알이며 고용의 창출처라는 점이다. 그린산업은 우리에게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기술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환경이 중시되는 미래에 이러한 기술의 선점은 확실한 부(富) 창출의 기회가 되고 새로운 직장의 창출 기회가 된다. 사실 서구에서 탄소세 또는 그린 기술을 강조하는 데는 이러한 은밀한 측면이 강하게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기업들이 필요한 높은 전자기술과 화학기술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건설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점이다. 즉 녹색성장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충분한 기술적 배경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네번째로 녹색성장산업이 갖는 의미는 생명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오늘의 자연은 미래의 후손들로부터 빌려온 것이다. 우리 지구는 30억년 동안의 긴 진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현대의 우리는 이 아름다운 지구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그들도 우리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아름답게 살 수 있어야한다. 당연히 자연에 대한 우리의 무지(無知)가 자연을 파괴하게 해서는 안된다.

 

최근 세계 도처에서 '탄소제로도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탄소제로도시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제로(0)인 도시를 말한다. 현재 건설 중인 대형 프로젝트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스다르(Masdar) 프로젝트와 캐나다의 도크사이드 그린(Dockside Green) 프로젝트 그리고 중국의 동탄(東灘) 프로젝트 등이다.

 

우리 전라북도는 새만금을 가지고 있다. 넓은 땅이다. 아직은 비어있는 땅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땅이다. 거기에 공장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식의 굴뚝형 공장도 건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린테크놀로지 공장 또는 그린시티를 짓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그린시티는 정부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프로젝트 일 수 있다. 우리 전라북도가 먼저 제안 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상국(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