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쫓으며 시대의 '촛불'을 밝힌 석정 선생의 시심(詩心)을 기리는 문학제가 열린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안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부안지부가 주관하는 '제4회 석정문학제'는 석정 시인이 나고 자란 부안에서 그의 고매한 시정신을 이어가는 자리.
목가·전원시인으로 잘못 알려진 석정 선생은 1940년대 초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침탈을 비판하는 등 일제때부터 현실 참여 성향이 강한 시들을 발표, '대나무 정신'을 발휘한 시인이다. 「신석정 문학전집」 완간과 목하 석정문학관 완공 등 뒤늦게 그의 휴머니즘 문학이 재평가되는 가운데, 올해 석정문학제는 그의 문학사적 족적을 기리기 위해 규모가 확장된 축제 형태로 치러진다.
26일 오후 3시 부안예술회관에서 그의 시원(詩原)이 담긴 시화전을 축하하는 자리로 개막식이 시작된다.
석정 선생의 숨결을 더듬는 시극과 시낭송, 대금과 통기타, 색소폰 연주가 어우러진 문학페스티벌(26일 오후 4시20분)은 주목을 모으는 코너. 전북시낭송회 회장인 표수욱씨의 '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 수필가 김호심씨의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수필가 송기옥씨의 '고원(故園)에 보내는 詩', 시낭송가 강진숙씨의 '꽃덤불' 낭송이 이어지면서 시와 감미로운 선율의 만남이 이어질듯. 처음 선보이는 시극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는 시낭송가 김서운, 김돈중, 소병수, 이진아, 류명희, 표수욱씨가 참여해 시정(詩情)을 연극적으로 표현한다.
성악가 이연실씨가 석정 선생을 소재로 한 가곡 '슬픈 구도'와 '서정가'를 선물할 계획.
석정 선생의 문학세계와 생애를 주제로 한 강연(26일 오후 4시)도 진행된다.
문학강연을 맡은 허소라 전북문학연구원 대표는 "석정 선생이 태어났고 자랐으며, 지금도 초기시의 원형이 숨쉬고 있는 향리 부안에서 석정문학제가 개최되니 기쁘다”며 "부안문인협회가 한국 현대 서정시의 산맥을 탐구하는 '석정문학제'를 시초로 그의 지속적인 발굴과 시 정신 선양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도 문화유산해설사 고윤정씨의 안내로 석정 선생의 시적 영감을 주었던 청구원, 동진강, 계화도, 격포, 곰소 등을 돌아보는 문학 기행(27일 오전 10시)도 이어진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김기찬 한국문인협회 부안지부장은 "'석정문학제'는 부안인의 자긍심을 북돋우고, 석정 선생의 문학정신을 충심으로 기리고자 하는 취지”라며 "석정 선생의 명성에 걸맞는 문학인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문의 063) 582-3007. 010-4656-4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