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가지를 쳐내려고… 저러다 나무가 살 수있을런지 원…."
24일 오전 전주시 교동의 오목대 아래에 앉아 신문을 보던 김모씨(67·전주시 풍남동)가 혀를 차며 말했다.
전주시는 지난달 20일께부터 한 달이 넘도록 희망근로사업 참여자 12명과 함께 오목대 주변의 잡목을 정비하며 가지치기를 실시하고 있다.
CC(폐쇄회로)TV를 가리고 누각의 기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
하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지나친 가지치기로 여기저기 잘리고 뜯겨 옹이가 보이는 나무들이 헐벗은 듯한 인상을 줘서 되레 볼썽사나워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이 곳에 자주 오는 나 같은 시민들도 낯이 뜨거울 정도인데 전라북도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보겠다며 타지 혹은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실망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웃들과 산책을 나온 양모씨(42·전주시 전동)도 "문화재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소중하지만 정돈된 주변 경관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오목대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나무를 너무 볼품없게 만든 것 같아 아쉽다"며 서운함을 비쳤다.
전주시 푸른도시조성과 담당자는 이에대해 "나뭇가지가 자라면서 오목대의 기와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가지치기를 한 것이며, CCTV를 가리면 위급 상황을 감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정부합동감사 지적도 있었다"며 "주변 경관을 가리기 때문에 주로 잡목을 쳤을 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