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도 잊은 전국체전 열기] "금메달 꿈꾸며 고된 훈련 이겨내요"

②복싱…전북체고 복싱부 '가상의 적' 향해 어퍼컷 날리며 구슬땀

올해 전국체전 고등부 복싱 도 대표로 출전하는 전북체고 복싱부 6명이 학교 안 복싱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이상진(2학년)·송광명(1학년)·박은균(2학년)·조민재(1학년)·고다운(1학년)·최원혁(2학년). (desk@jjan.kr)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

 

지난 25일 전북체고(교장 이종율) 복싱 체육관. 벽에 붙어 있는 글귀가 범상치 않다.

 

"아래 주고, 위로!""힘 있게, 더 빨리!""더 붙어!"

 

한 손에 스톱워치를 들고, 목에 호루라기를 걸고 체육관을 누비는 최준욱 코치(35)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다음달 전국체전 고등부 복싱 부문 도 대표로 출전하는 이상진(1학년·45㎏이하), 송광명(1학년·51㎏이하), 박은균(2학년·54㎏이하), 조민재(1학년·57㎏이하), 고다운(1학년·64㎏이하), 최원혁(2학년·75㎏이하) 등의 자세를 일일이 바로잡아준다.

 

일부는 샌드백을 20초간 두드리다 10초간 쉬기를 반복하는, 일명 '스피드백' 훈련을 하고, 다른 몇 명은 링 위에서 '가상의 적'을 상대로 주먹을 휘두르는 '쉐도 복싱'을 한다.

 

최 코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선수들은 샌드백에 어퍼컷을 날리고, 거울을 보며 잽을 뻗었다.

 

용산공고 재학 시절 당시 세계 팬텀급(54㎏이하) 챔피언 문성길의 스파링 파트너도 했던 최 코치는 지난해까지 라이트플라이급(48㎏이하)에서 19년간 뛴 베테랑 복서. 그만큼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오늘은 괜찮아서 연습하려고 했는데…."

 

모두가 저마다 훈련을 하고 있는 중에 고다운만 혼자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다. 전날 머리가 아팠다는 다운이는 이날 동료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애들 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체전에서 한 판이라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땀복을 껴입고 '스피드백' 훈련을 마친 광명이는 그대로 바닥에 누워버렸다. 현재 몸무게가 '53㎏ 800g'이라는 그는 체전 전까지 51㎏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상대 품으로 들어가는 '인파이팅'이 부족하다"고 분석한 상진이는 "스파링할 때, 배웠던 콤비네이션 기술이 먹힐 때 제일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육진 감독(49)은 "투기 종목, 특히 복싱은 '두들겨 맞는다'는 사회 인식 때문에 '없이 살아도 안 시키겠다'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며 "더구나 복싱은 소년체전에 초등부가 없어서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 수급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10년 가까이 한두 명의 선수로 명맥을 이어오던 이 학교 복싱부는 정 감독이 지난해부터 '될성부른 떡잎들'을 모아 이제야 팀다운 팀을 꾸렸다. 그는 "체전 전 충남체고·충북체고·대전체고 등 도 단위 대표들과의 실전 경험으로 훈련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올해 목표는 동메달 하나"라며 '발톱'을 감췄다. 추석 연휴에도 전북체고 복싱부가 외치는 '복싱, 파이팅!'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