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 축구부 유동우 감독(42)은 주장 김강혁(4학년)을 가리켜 '살림꾼'이라 불렀다. 이 학교가 '2009 대한축구협회 U리그' 남부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숨은 공신'이라는 것.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성장한 선수'로는 조수철(1학년)을 지목했다.
"감독님 오기 전에는 따로따로 하는 경향이 강했어요."
지난해 겨울, 팀의 주장을 맡은 김강혁은 "선수만 74명이다 보니 처음에는 통제하기 어려웠다"며 "지금은 조직적인 축구로 바뀌었고, 동료애도 더 좋아졌다"며 유 감독 부임 전·후를 비교했다.
그는 남부리그 시합 중 지난 8월 영남대와의 원정 경기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홈 관중들이 욕을 하며 약을 올렸지만, 우석대 선수들은 굴하지 않고 후반전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현재 팀에서 사이드어택을 맡고 있는 김강혁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브라를 "이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그의 역할모델인 셈. 졸업을 앞둔 김강혁은 "프로에서 열심히 뛰어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한남대와의 경기에서 '조커'로 투입, 종료 10분 전 결승골을 터뜨린 조수철에게 유 감독은 서울 대동세무고 시절부터 스승(당시 코치)이다.
고3 말에 입은 왼쪽 팔꿈치 탈골로 3개월간 쉬었을 때가 최대 고비였다는 그는 대학 입학 후 저녁마다 기숙사 뒤편 운동장에서 혼자 슈팅과 킥 연습을 하는 지독한 '연습벌레'이기도 하다.
유 감독은 "수철이는 고등학교 때 몸은 왜소했지만, 기본기가 탄탄했다. 성인 축구를 배우고 웨이트만 보완하면 좋은 미드필더가 될 재목"이라고 귀띔했다. 조수철은 "'뻥 축구'가 아닌 바르셀로나처럼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생각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며 "우선은 대학 선발에 뽑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