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현실이 잔혹할 때가 있다. 장진영의 죽음이 그런 것 같다."
고 장진영이 주연한 '국화꽃 향기'의 이정욱 감독이 10일 오후 12시 30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장진영 추모행사에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욱 감독은 "'국화꽃 향기' 촬영을 앞두고 위암으로 투병 중인 분과 장진영이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며 "당시 그분이 '뼈를 깎는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장진영이 그런 아픔을 당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어 "고 장진영의 죽음이 내 책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극중 캐릭터처럼 그녀가 암으로 고통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미안하다"며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날 추모식은 배우 정찬의 사회로 진행됐다.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찬은 "국화꽃 향기처럼 아름다운 생을 살았던 장진영이 떠난 지 40일이 됐다"며 "그녀의 아름다운 향기와 영화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열정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생전 활약상과 개인적인 사진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다. 가수 알리는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언젠가는'을 부르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또 생전에 고인과 절친한 사이였던 한지혜 유선 김아중 임주환 등 배우들과 '소름' '청연'의 윤종찬 감독, 이정욱 감독,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김해곤 감독,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 그리고 이현승 감독과 이용관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고인의 추모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고 장진영 특별전을 기획, '소름'과 '청연', '싱글즈' 등 고인이 주연한 영화 세 편을 상영한다. 또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인 파빌리온에 고 장진영 추모관을 마련, 고인의 유품과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