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만들고 다시 쓰는 노력들은 이제 지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축산 농가에 늘 골칫거리였던 가축 분료를 돈이 되는 자원으로 만드는 청양의 바이오가스 플랜트(bio gas plant)와 새는 열을 잡아 에너지를 절약하는 홍성의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름도 낯선 바이오가스 플랜트와 패시브하우스가 무엇인지 청양과 홍성을 찾았다.
▲ 바이오가스 플랜트(bio gas plant)?
처리하기도 어려웠던 가축 분뇨가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통해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거듭났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가축 분뇨를 위생적인 처리와 자원화 과정을 겇 에너지 생산 뿐만 아니라 비료로 전환할 수도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쉽게 말해, 실제 농가에서 배출하는 가축 분뇨가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양질의 메탄가스를 발효조를 통해 뽑아내고 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원리다.
농가는 이렇게 메탄가스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해 돈을 벌기도 한다.
쓰레기로 처리되는데 그쳤던 축산 분뇨가 농가 소득에 기여하고 있는 셈. 더불어 환경 보호에도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고질적인 화학적처리 방식에 의한 약품비용이나 악취발생, 하수찌꺼기 발생을 제거하는 화학 처리 과정을 줄이고 전 공정에 밀폐시스템을 도입해 축사 내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막을 수 있다.
분뇨를 발효시켜 만든 비료는 냄새가 거의 없는데다 농경지를 훼손하고 환경오염까지 유발할 수 있었던 기존의 비료에 비해 미생물에 의한 발효로 토양 및 작물에 유익하다.
▲ 충남 청양에서 고창, 제주까지
(주)유니슨하이테크는 에너지관리공단과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지원으로 충남 청양군에 '농가형 축산분뇨 처리를 통한 바이오가스화 처리공정 개발 실증' 사업의 일환으로 60kw 용량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설치했다.
지난 2007년 3월 처음 정상 가동한 데 이어 10월 15일에는 국내 최초로 축산 분뇨를 이용한 전기를 매전하기 시작했다.
매일 유입되는 가축 분뇨 중 1t당 발생하는 메탄가스 25㎥를 이용해 매월 약 500여만 원의 발전 수익을 얻고 있으며, 이렇게 한 달 평균 약 2만 9000KW(하루 평균 약 1000KW)의 전력을 생산한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메탄가스의 순도가 40% 이상이면 충분하지만 청양군의 바이오가스는 평균 72%의 순도를 유지해 상당히 높은 순도를 나타내고 있다.
그밖에 60kw의 발전기를 돌릴 때 발생하는 많은 열은 돈사와 업체의 기숙사 난방을 비롯해 곳곳에 사용되며 폐열을 활용해 발효에 따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적정 온도가 항상 유지될 수 있다.
각 자치단체에서도 바이오플랜트를 도입하고 나섰다. 올해 말에 준공에 들어가는 전북 고창과 2010년에 예정된 제주자치도 역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시설 설치'를 준비 중이다.
▲ 패시브 하우스란?
난방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의 특징은 안에서 밖으로 새는 열을 철저히 막고 실내 환기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집이라는 의미에서 영어 단어 패시브(passive)가 붙었다.
3중창을 설치하고 벽면도 보통 주택의 세배인 30㎝가 넘는 단열재를 쓴다.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에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가 들어섰다.
난방에너지 소비는 기존 건축물의 10% 안팎이며 1차 에너지 소비는 절반도 안되는 그야말로 에너지 절약형 집이다.
이와 더불어 건축물에서의 패시브하우스의 개념이 확대되는 배경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석유 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건물 운영비도 크게 절감돼 경제성도 높다.
▲ 홍성군과 패시브하우스
충남 홍성군 홍동면 일대에 패시브하우스를 짓고 신재생 에너지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풀뿌리 단체인 '에너지 전환'이 시작했다.
회원들의 반대와 좁은 활동 범위에도 불구하고 홍성을 택한 이유는 이곳은 이미 오리농법 등을 도입해 유기농과 친환경에 익숙한 지역이기 때문.
단열재·방습재·합판 등을 11겹으로 만들어 겨울에는 열이 빠져 나가지 않아 따뜻하고, 여름에는 외부 열이 차단돼 동굴처럼 시원하다. 공기 하나 빠져나가지 않게 밀폐에 중점을 둔 것이 바로 패시브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
홍성군에 설치된 우리나라 최초의 패시브하우스는 24㎡ 에 1293만원을 들여 지난해 2월에 완성됐다.
난방비를 일반 건축물의 10%만 들여도 충분하며 특히 겨울철에는 에너지를 90% 가량 절약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60W짜리 백열전구 두 개만으로도 실내온도가 15℃까지 올라간다.
에너지전환은 난방비를 분석해 패시브 하우스를 국내에 소개하고 알린다는 계획으로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송대원 간사는 "연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패시브 하우스를 보급하고자 시작했다"며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패시브하우스가 국내에서도 많이 보급되면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