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이재식 남서울대 이사장·공정자 총장 부부

소충·사선문화상 대상·의암 주논개상 동반 수상

남서울대 이재식 이사장과 공정자 총장부부가 평상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헌규(desk@jjan.kr)

장수군 번암면 산골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달랑 곶감 세접 보따리에 싸들고 상경했다는 이재식(李在植·74) 남서울대(학교법인 성암학원) 이사장이 11일 가을 잔치가 한창인 임실 사선대를 찾았다.

 

그의 이번 방문에는 중학교(남원중) 후배이자 육영사업의 든든한 조력자인 부인 공정자(孔貞子·69) 남서울대 총장이 동행했다.

 

이재식 이사장은 이날 '제47회 임실 소충·사선문화제'에서 제18회 소충·사선문화상 대상을 받았다. 불우 청소년과 기회를 놓친 성인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준 평생교육의 선구자로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다.

 

남원 출신인 공총장도 '제3회 의암 주논개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20일 장수군 의암 주논개 축제에서 상을 받는다. 장수중과 남원여중·정읍여중 등에서 근무, 상록수 교사 칭호를 얻기도 했던 공총장은 교육과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한국여성의 귀감이 됐다는 평이다.

 

"나라와 민족, 그리고 고향을 위해 좀 더 값진 여생을 보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 희망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밀알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계획입니다."

 

국민훈장 목련장과 서울시교육상·세계평화교육자상 등 굵직굵직한 상을 헤아릴 수 없이 받은 이재식 이사장 부부는 이번 소충·사선문화상 대상과 의암 주논개상을 아주 각별하게 받아들였다.

 

같은 해 부부가 나란히 고향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상을 받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더욱이 올해는 이 이사장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천막 야학을 시작한 지 꼭 반세기가 됐다는 점에서 감회가 특별하다.

 

고학으로 남원에서 중·고교를 마친 이 이사장은 전북대(기계공학과)에 입학했지만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1년반만에 휴학하고 상경, 3년동안 신문배달과 막노동·길거리 행상·지게꾼 등 안해 본 일이 없다고 했다.

 

말 못할 고생을 견뎌내며 1959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에 편입한 그는 곧바로 천막야학을 열어 문맹퇴치 교육에 첫 발을 내디뎠다. 자신도 찹쌀떡을 팔아 학비를 충당하는 고학생이었지만 늦깎이 제자들이 '글 눈'을 떠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다른 무엇에 비할 바가 못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에는 학교를 다니지 못해 글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면서 "결혼을 앞두고 아내에게 학교를 세워 육영사업을 하겠다고 약속, 뜻을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부의 이같은 열정은 검정고시 전문학원의 대명사로 불리는 '수도학원' 설립으로 이어졌고, 1994년 천안에 문을 연 남서울대 설립의 기반이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부는 또 서울에 성인 교육기관인 진형중·고등학교와 성암문해연구소·남서울평생교육원·남서울전문학교 등을 설립, 만학도와 문맹자들의 못배운 한을 풀어주고 있다.

 

가난에 지쳐 떠나온 곳이지만 이 이사장의 고향사랑은 각별하다. 우선 그의 호(성암)와 학교법인명(성암학원)이 바로 고향 마을(장수군 번암면 성암마을) 이름이다. 재경 전북도민회 부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재경 장수군 향우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남서울대 구성원들은 성암마을과 1교1촌 자매결연을 통해 각 학과별로 농촌봉사활동에 나서고 벌꿀과 감자·고구마 등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와함께 매년 어버이날이면 장수지역 노인들을 대학으로 초청, 위안잔치를 베풀고 있고, 공총장은 모교인 남원여고 후배들을 위해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 부부가 고향의 자랑이 되면서 이날 시상식장에는 장수 번암면 주민들과 남원중학교 후배들이 참석, 뜻깊은 수상을 축하했다.

 

부부는 "소외계층 평생교육과 더불어 대학을 세계적 명문으로 키우는 일이 바로 고향과 나라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면서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국가 발전에 밀알이 될 수 있는 인재 육성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