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은 둥글다. 하지만 그 공을 차는 선수들의 꿈은 저마다 모양이 다르다.
오는 20일 베트남에서 엿새간 열리는 '2009 베트남 호치민시티컵 국제축구대회'에 출전하는 대학 선발팀(감독 정진혁·코치 유동우)에는 도내 대학 선수 3명이 뛰고 있다.
우석대 송한기(3학년), 전주대 황현우(3학년)·김재환(2학년)이 주인공.
세 사람은 이번 대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나서지만, 각오와 축구관은 조금씩 달랐다.
대학 선발이 처음인 황현우는 경기도 광명중 2학년 때 2년간 '브라질 아카데미'에서 삼바 축구를 배우고 돌아왔다. "한국에서는 실수하면 막 혼내잖아요. 브라질은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을 다 시도해볼 수 있는 자유분방함이 있어요. 기본기는 같이 공 차면서 배웠죠."
18년 만에 'FIFA U-20 월드컵' 8강에 오른 우리나라 대표팀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고, 자기만의 플레이를 했다"고 평가했다.
키(175㎝)가 작은 편인 황현우는 같은 미드필더이면서 체격 조건이 비슷한 바르셀로나 사비를 역할모델로 꼽았다. "체격이 작지만, 패싱력이 좋고, 기술로 승부한다"는 게 이유. "스타일 상 피지컬(육체적) 면이 강한 영국보다 기술 축구를 구사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이 꿈"이라고 했다.
중앙수비수인 김재환은 전주삼천남초 4학년 때 몸이 너무 약해, '강해지려고' 축구를 시작했다.
전주해성중 3학년 때 중·고연맹 대표로 국제무대에 선 바 있는 그는 "서울 한양공고 시절 잦은 부상으로 운동을 쉬다시피 했을 때가 고비였다"며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고, 부모님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이번 대회에서 골을 먹지 않고,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유럽 진출이지만, 우선 프로에서 첫 걸음을 떼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학 선발로 뽑힌 중앙수비수 송한기는 스스로 공수 전환 시 '양쪽을 갈라주는 킥'이 장점이라고 했다. "리더십이 약하고, 운동 선수치고 마른 몸은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전주대와의 전국체전 도 대표 선발 예선전에서 상대 선수와 공중볼 다툼 중 이마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당했던 그는 "수술을 받고, 처음에는 헤딩할 때 부담스러웠지만, 계속 하다 보니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송한기는 졸업 후 J리그에 진출, 일본의 아기자기한 기술 축구를 배운 뒤 선수 생활에서 은퇴하면 스승인 우석대 유동우 감독처럼 '기술과 이론을 두루 갖춘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