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뜨끈' 뜨거워진 도심 속 열섬현상이 가장 심각했던 대구광역시가 모범적인 녹색 도시로 거듭난다.
푹푹 찌는 폭염의 도시인 대구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면서 대구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했는지 살펴보자.
▲ 예상보다 심각한 대구의 열섬
대구는 분지다. 분지는 한 번 데워지면 열이 갇혀있게 되는 특성이 있다.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숲을 이루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밀집한 공장들도 열섬현상을 부추겼다.
그 결과 1986년 평균 12도였던 대구의 지표 온도는 2005년에는 14.5℃로 20년 만에 2.5℃나 올랐다. 1990년 대에는 열대야 일수가 20일 이상이었던 적이 단 한 차례였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4번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시내만 놓고 살펴봐도 온도차는 확연하다.
빌딩이 많은 중구 지역과 녹지나 경작지가 많은 수성구는 같은 조건에서 측정한 결과 약 5.5℃나 차이를 보였다는 최근 보도도 심각성을 더했다.
잇따른 무분별한 개발로 녹지 공간마저 계속 줄면서 도시는 달궈졌고 자연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긴급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행정당국을 움직였다.
▲ 푸른숲 에코도시 대구광역시
빨간 대구가 푸른 대구가 된다.
지난 1996년부터 '푸른대구가꾸기사업'을 펼친 대구광역시는 지난해까지 모두 1616만 그루의 각종 나무를 심었다. '폭염도시'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한 노력 끝에 이젠 '에코(eco)도시'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갖게 됐다.
처음 푸른대구가꾸기 사업을 실시한 지난 1996년 이래 2006년까지 11년 동안 모두 3240억 원을 들여 1093만 그루를 심었다.
푸른대구가꾸기 1차 사업(1996~2006년)에서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2.28기념 중앙공원,대구수목원을 조성하고 교통섬에 그늘목을 심고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건물과 마음의 '담'을 허물어 녹지 공간을 확보하고 너그러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 최초로 추진한 '담장허물기'. 1996년 시작 이래 모두 34만여 ㎡의 녹지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타도시에도 확산돼 같은 움직임을 이끌어냈다.
이어 지난 2007년부터 4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목적으로 푸른대구가꾸기 2차 사업(2007~2011년)이 시작됐다. 도심 속 녹지 공간을 만들고 바람길을 낼 수 있는 담장 허물기 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의 계획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올해 들어 각종 환경, 녹지, 공원 사업도 줄지어 시작했고, 다가오는 2011년 세계 육상선수권대회를 대비한 정비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콘크리트 건축물이나 아스팔트 등에서 뿜어내는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하는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해 콘크리트 옥상에 꽃과 나무를 심는 '옥상녹화'가 바로 그것.
자연성 회복을 위한 해격책으로 올해부터 '담쟁이도시 만들기 3개년 사업'에 돌입했다.
저렴한 비용과 틈새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잘 자라는 담쟁이(담쟁이덩굴·미국담쟁이덩굴·아이비·헤데라)를 올해 30만 본을 심었으며 이어 2011년까지 대구 시내 전체에 모두 100만 본의 담쟁이를 심는다.
도시 환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한 꽃거리 시가지와 야생초 꽃길도 조성된다. 녹색산림휴양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산림욕장과 휴양림·등산로 정비·숲가꾸기도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