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사태는 예견된 일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쌀 수급 조절과 가격안정을 바라는 차원에서 비상형국에 대한 사전 대비책을 거듭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결국은 올해도 재고 급증에 따른 쌀값 하락에다 올 벼농사 풍작은 분노한 농심들을 다시 거리로 몰아세우고 말았다.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해 보다 무려 230%나 격증한 3만7,000여t이 농협 등 창고에 쌓여 있고, 올해도 쌀 예상 생산량이 평년보다 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만큼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고, 허탈할 뿐이라는 농민들의 한숨이 더 크게 들려온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북도연맹 15개 농민단체 회원 200여명이 도청앞 광장에서 쌀값 대란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농민 2명이 삭발과 혈서를 쓴 안타까운 광경이 벌어진 게 지금으로부터 꼭 1개월 전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달 29일 전농 전북도연맹과 한농연 전북연합회 등 우리지역 농민 2,000여명이 같은 광장에서 실질적인 농정개혁의 단행을 요구했었다.
그런데도 정부의 미온적인 쌀값 안정 대책으로 농민들은 당장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최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도 정부가 쌀 재고를 잘못 예측했고, 대처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래서 정부가 근본대책을 모를 리 없다. 문제는 아직도 농민들과 정부의 인식정도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데 있다. 정부가 지난 8월이후 3차례 쌀 수급대책을 내놓았지만 농민들이 또 다시 벌이는 벼 쌓기 투쟁을 보면 이게 얼마나 효과가 없는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쉽진 않겠지만 이제라도 땜질식 처방이 아닌 공공비축 물량 확대와 북한에 대한 쌀 지원 법제화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반복되는 벼 야적시위가 재연되선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