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용기를 냈다. 홍수처럼 넘쳐나는 글들 속에서 미루고 미뤄왔지만, 인생의 강을 건너는 동안 때로는 진한 감동으로 때로는 견딜 수 없는 심정으로 쓴 글들이기에 그냥 흘러보낼 수는 없었다.
"글을 쓰다보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 들어요. 방 청소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첫번째 수필집 「빈손의 미학」(신아출판사)을 펴낸 수필가 황점복씨(49). 2003년 「문예연구」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지만, 바깥 활동 보다는 혼자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데 몰두했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 주로 어린 시절 추억들을 소재로 글을 쓰게되는 것 같다"는 황씨. 수필가로서 날카로운 눈썰미를 가지고 있지만, 문장은 서정적이고 섬세하다. 문세가 나긋나긋해 읽는 맛도 있다.
사유의 깊이와 너비가 예사롭지 않은 글들은 '철학적인 수필'을, 현실과 과거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구성은 '입체적인 수필'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마음 속에는 많은 계획을 품고는 있지만, 아직은 아끼고 싶다"고 했다. 진안 출생으로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행촌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전주시청에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