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길 열리면 돼지값 '반토막' 난다

관세 철폐땐 외국산 삼겹살 1kg 4264원 유통…양돈농가 "한-EU FTA 직격탄"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개방계획서가 발표되면서 축산현장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축산농들은 양허안에 따라 EU의 수출이 시작될 경우 돼지고기가 현재의 절반값에 유통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돈돈가 김현욱씨(49·김제시 백산면)는 "관세가 철폐되면 EU산 삼겹살은 국내산의 절반값이 유통될 것"이라면서 "그나마 농산물 세이프가드도 수입이 거의 안되는 냉장 삼겹살과 목심에만 적용돼, 양돈농가의 타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양돈 전문가들에 따르면 냉동 삼겹살에 붙는 관세(25%)가 사라지면 1㎏당 수입가격은 5123원에서 4264원으로 떨어져, 국내산 가격인 7748원의 절반값에 유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양돈농가들은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내 한 양돈농가는 "EU의 경우 양돈농가 지원금이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는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EU와의 FTA로 얻어지는 수익을 축산농가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무관세 쿼터를 통해 값싼 유럽 낙농제품이 대량 수입될 경우 국내 가공품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한 낙농가는 "이르면 내년부터 WU산 낙농제품이 무관세로 수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연차적으로 늘어날 경우 국내 낙농업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수입조사료에 의존하고 있는 젖소의 사료가격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감에서 김성수 의원(한나라, 경기 양주·동두천시)은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는 가공이나 운반용 뿐 아니라 난방, 조명 등 가정용에도 면세유를 공급하고 있다"며 "면세유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