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 '건강한 20대여자가 죽다니...' 불안감 증폭

누구도 안전 장담 못해…못미더운 정부대책 더욱 답답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20대 여성이 지난 26일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신종플루 감염자 뿐만 아니라 사망자도 급격히 늘면서 전주 시내 거점병원에는 하루 평균 100여 명씩, 많게는 200여 명이 신종플루 검진을 받고 있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밝혀져 시민들의 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어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20대 딸을 둔 김진헌씨(52·전주시 덕진동)는 "고위험군 노약자들이 사망해도 겁이 났는데 딸 아이 또래가 치료받다가 사망했다고 하니까 겁이 덜컥났다"며 "그냥 손만 씻는다고 안 걸리는 것도 아니고 주사 맞고 치료받는다고 낫는 것도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큰 걱정이다"며 불편한 심기를 비쳤다.

 

서귀성씨(65·전주시 팔복동)도 "정부에서 빨리 대처해주면 겁이라도 덜 날텐데 오락가락 하다가 대처 방법까지 마땅찮은 상황이니 답답하기만 하다"며 "주변에서도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니 기침 한 번만 해도, 콧물만 조금 나도 병원 쫓아다니느라 일을 못할 정도"라고 혀를 찼다.

 

불안감은 날로 높아져가지만 병원 측에서도 달리 특별한 조치나 대책마련이 된 상황은 아니어서 시민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10세 미만의 소아는 외부에 설치된 진료소가 아닌 병원내부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해 전염이 확산되지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

 

실제로 27일 오전 11시께 전북대병원 본관앞 '신종플루 진료소'는 기다림에 지친 아이들과 불안감에 한숨 짓는 부모들로 가득했다.

 

아들 조모군(9)의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팔이 붓고 열이 내리지 않아 이 병원을 찾았다는 김현정씨(42·용진면)는 "어린이들은 병원내에서 진료를 받게해 일반인에게 까지 전염이 확산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소아용 항바이러스제 1만2610명분을 배정하고, 일부 병원의 경우 컨테이너 형식의 진료소는 늘리고 있지만 소아과 진료시 확산될 전염 가능성에 대한 대책마련은 하지 못한 상태다.

 

전주시내 한 거점병원 관계자는 "최근 학생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신종플루 감염연령 폭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도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일반병동내에 있는 소아과 진료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