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주시 송천동 A중학교 운동장. 이 학교 1학년 학생 예닐곱 명이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모여 있다.
학생들은 "월요일부터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등교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교문 앞에서 체온을 잰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일부 여 선생님들은 체온을 제대로 재지만, 대부분은 귀에 체온 측정기를 마구 꽂거나, 귀 언저리에 대충 갖다 댄 뒤 온도가 엉터리로 나와도 그냥 보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학생들이 착용한 마스크 중에 신종 플루 전용 마스크는 없었다. 대부분 방한용 마스크(방한대)이거나, 일회용 마스크였다. 이들은 한 번 쓰고 버려야 할 일회용 마스크를 여러 날 계속 사용하거나, 방한대도 가끔 빨아서 쓴다고 전했다.
약국에서 신종 플루 마스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전주 시내 약국 여섯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신종 플루 마스크가 있는 곳은 한 군데뿐이었다. 그마저도 해당 약사는 "신종 플루 마스크는 모양이 튄다"며 일반 마스크를 권했다.
어떤 약사는 '신종 플루 때문에 일반 마스크가 동이 났다'는 근거 없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다른 약국에서는 신종 플루 마스크만 없을 뿐, 황사 마스크·녹차 마스크 등 다양한 종류의 일반 마스크를 팔고 있었다.
전주시 덕진동의 한 약사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한 뒤 "신종 플루 마스크나 일반 마스크나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듣기 위해 전주보건소 건강증진과 전염병관리팀에 문의했지만, "일반인들이 굳이 신종 플루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 예전에는 의료 인력들이 방역용 마스크(N95)를 썼지만, 일회용 마스크나 면 마스크를 써도 (신종 플루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두루뭉술한 답변만 돌아왔다.
실제 신종 플루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은 마스크는 방역용 마스크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황사용 마스크는 면 마스크보다는 방역 효과가 높지만 방역용 마스크와 비교해 볼 때 효과는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는 보통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전파되므로 일반 마스크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더 확실한 예방을 위해서는 방역용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현재 식약청에서는 마스크의 등급 및 기준을 고려해 방역용 마스크 적합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한해 KF94(인증 등급)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09년 9월 기준으로 KF94 등급을 얻은 방역용 마스크는 △애니가드방역용마스크(장정산업) △안심방역원형 마스크(웰크론) △방역마스크8710(쓰리엠보건안전) △프리텍 방역용 마스크 F-3(세창안전) △네퓨어 방역용 마스크X-100(파인텍) 등 모두 5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