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1915~2000)를 기리며 질마재가 시(詩)에 취한다.
동국대와 미당시문학관이 주최하는 '2009 미당 문학제'가 6일부터 8일까지 고창 미당시문학관 일대에서 국화꽃 100억 송이와 함께 펼쳐진다.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외진 동네로 들어갈라치면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한다. 소나 말 등에 얹는 '길마'란 도구처럼 기다랗다고 해 붙여진 이 고개는 동네 억양까지 얹어 '질마재'라 불렸다.
미당 시문학관과 동국대가 주최하고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가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앙일보, 천년의 시작, 전북문인협회, 고창군청이 후원하는 이번 축제는 미당 학술대회와 대학원생 학술교류 세미나, 시인학교 등으로 '시의 제전'을 맞는다.
올해 '시인의 밤'(6일 오후 6시 선운사 관광호텔 연회장)의 주제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읽는 미당시'. 미당의 제자인 신경림 시인(동국대 석좌교수)가 미당 문학의 현주소를 짚고, 문학평론가 이경철씨는 '근현대사에 왜곡된 한국시 시성 회복을 위하여'를 통해 왜곡됐던 미당 문학 새롭게 들여다보기를 시도한다.
미당 학술대회(7일 오전 9시 선운산 관광호텔 연회장)는 미당 문학제의 하이라이트. '근대 한국의 도시공간과 장소 정체성'을 주제로 도시 공간이 문학 속에서 어떻게 묘사되고, 변모해왔는지 살펴본다.
허병식 동국대 연구교수가 '근대도시 부산과 (탈)식민지성'을, 이현식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은 '부유하는 근대성, 혹은 항구의 근대성'을 주제로 발제한다. 오태영 동국대 강사는 '식민지 시기 경성의 문화 지정학적 위상에 관한 연구'를, 신승모 한양대 강사는 '평양 토포필리아와 조선문화의 위상'에 관해 발제할 계획.
'1950년대 문학의 재인식'을 주제로 한 대학원생 학술 교류 세미나(6일 오후 2시 미당 시문학관)도 꾸려진다. 동국대와 성균관대의 합동 세미나로 김은석(동국대) 공다연(동국대) 정병섭(성균관대) 조은아(성균관대)씨가 참여해 열띤 토론의 장을 갖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인학교'(6~8일)는 마련된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미당 문학상 수상자인 김 언 시인의 '기하학적인 삶'을 주제로 한 문학 특강, 차창룡 문태준 조연호 시인과의 합평회, 돋움별 마을과 미당 묘소, 생가 등을 탐방하는 질마재 투어가 준비된다.
'미당 문학상 시상식'(7일 오후 2시 미당 시문학관)과 함께 전북문인협회가 주관하는 '미당시 낭송대회'(8일 오전 10시 미당 시문학관)도 함께 한다.
고창군은 '2009 미당 문학제'와 때를 맞춰 '질마재 문화(국화)축제'(6일~30일)를 연다. '허수아비 만들기'(13일 신흥마을), '질마재 국화길 걷기'(14일 오후 1시30분 시문학관 출발), '변강쇠와 장승 만들기'(16~22일 서당마을) 등이 만개한 노란 국화와 함께 어우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