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만 해도 카메라 앞에서 티격태격하며 싸우던 두 아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지금은 사이좋게 꼭 붙어 앉아있다.
"시트콤은 시트콤이잖아요. 저 사실 언니랑 무진장 친해요. (시청자들이)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지희)"지희가 절 막 밀치고 때리고 하면요? 솔직히 조금 억울하긴 하죠. 제가 지희보다 1살 많은데… 하하. 그래도 다 연기이고 재미로 하는 거니까 이해하죠. 지희랑 사이 좋아요."(신애)시청률 20%대를 넘보며 인기몰이 중인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두 아역 정해리 역의 진지희(10)와 신신애 역의 서신애(11)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났다. 막 예행연습을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오는 길이었다.
같은 대기실을 사용하는 지희와 신애는 인터뷰하는 중간중간 서로 웃으면서 장난을 쳐 마치 친자매 같았다.
신애가 휴대전화로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해리가 옆으로 몸을 기대 문자 메시지를 같이 보기도 하고, 해리의 품 속에 안긴 너구리 인형에 대해 "꼬리가 좀 더 짧았으면 더 귀여울 것 같다"고 신애가 말하면 해리는 "이렇게?"라며 너구리의 긴 꼬리를 절반 정도 접는다.
"인형, 귀엽죠? 히히. 한번은 제가 언니를 이거 말고 다른 인형으로 막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가슴 앞에 팔을 둥그렇게 모으며) 인형 팔이 이렇게 막혀 있었거든요. 그런데 언니가 인형 팔 안쪽에 끼어서 안 빠지는 거예요. 킥킥. 그래서 저희 둘이 막 웃었어요."(지희)"아, 저도 그거 말고 촬영할 때 또 재미있는 거 있었어요. 아직 방송은 안 됐는데요. 이순재 할아버지가 (시트콤에서) 광고를 찍었거든요. 그런데 학생들이요, 할아버지 놀리려고 광고(문구)를 고쳐요. 음식에서 방귀 냄새 난다고. 으하하."(신애)인형 꼬리를 꼼지락거리며 만지던 지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촬영 일화를 소개하자 신애도 이에 질세라 '지붕뚫고 하이킥'의 콘디를 펼쳐보여준다.
둘이 앙숙으로 나오는 것은 시트콤 상의 설정일 뿐이라고 말은 의젓하게 하지만인형과 방귀라는 말에 큰 소리로 웃는 것을 보니 초등학생은 역시 초등학생인가보다.
그러고 보니 지희는 4학년, 신애는 5학년으로 아직 학생인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녹화 때문에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 데 문제는 없을까.
"공부할 거 (촬영장에) 가지고 와서 쉴 때마다 조금씩 봐요. (대기실 구석에 있던 가방을 가리키며) 저기 안에 책이 있어요."(지희)"아, 그거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매우 아쉽다는 듯 한숨을 푹 쉬더니) 공부할 거 가지고 오는 거 원래 제가 원조예요. 원조. 제가 먼저 그렇게 공부했어요."(신애)"음… 그건 맞아요. 언니가 그렇게 하는 거 보고 저도 그렇게 따라 했어요. 히히."(지희)학교 수업도 아닌데 서로 먼저 말하겠다며 둘 다 한 손을 높이 들고 말한다. 이날 녹화를 위해 지희와 신애 모두 샛노란 색 체육복을 위아래로 입어 마치 작고 귀여운 병아리 두 마리가 '삐약삐약' 하는 것 같다.
그때 스태프가 '병아리들'을 찾았다. 지희와 신애는 본격적인 녹화에 앞서 머리도 손질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요, 지금 들어가야 해요. 아쉽다. 그런데 우리 기사 언제 나와요?"(지희)"오늘 우리가(우리 시트콤이) 시청률 20% 나왔대요. 그래서 신나요. 기자 언니도 계속 재미있게 봐줄 거죠?"(신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