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이 무서워 정면 대결을 포기한 SBS TV '천사의 유혹'이 월-화요일 오후 9시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MBC '뉴스데스크'(8.1%)를 2배가량 앞선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이소연(27)이 있다. 그는 복수의 화신 주아란을 맡아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악녀로 거듭났다.
"요즘 '무섭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요. 심지어 상대 배우도 카메라가 돌아가기 전 저랑 마주 보고 서 있다가 '너 진짜 무서워'라고 하더라고요.(웃음)"남들이 자신을 무서워한다는 데도 이소연의 얼굴은 활짝 피었다. 드라마가 잘되니 표정도 고무됐다. 시청률이 10.3%에서 출발해 7회에서 17%를 기록한 '천사의 유혹'은 이미 광고가 완전 판매되고 있으며, 제작진은 조만간 시청률 20% 돌파도 자신한다.
"이제 7회가 방송됐는데 대본은 14회까지 나왔어요. 근데 정말 끝내줘요.(웃음)대본을 받을 때마다 그 스토리에 깜짝깜짝 놀라고 다음엔 또 뭐가 튀어나올까 기대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더 흥미진진해질 것 같아요. 작가님의 머리가 정말 비상하신것 같아요. 등장인물 모두가 비밀을 갖고 있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연결돼 있을까 감탄하게 됩니다."'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가 집필하는 '천사의 유혹'은 한 악덕 기업주 때문에 눈앞에서 부모를 잃고, 하나뿐인 여동생마저 잃어버리게 된 아란이 모진 고생 끝에 성장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사실 아란을 연기하며 많이 힘들어요. 워낙 센 역인 데다, 늘 쫓기고 불안해하므로 호흡이 빠르거든요. 그러다 보니 촬영이 없는 날에도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심지어 요즘에는 악몽도 꿔요. 꿈속에서 제가 진짜 아란이 돼 마구 당하고 있어요.(웃음) 하지만 전 아란이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 애가 모든 것을 잃고 밑바닥을 전전하며 살아온 과정을 보면 이렇게밖에 할 수 없겠다는 게 이해가 되거든요."이유 있는 악역이라 해도 '내 인생의 황금기', '우리 집에 왜 왔니', '봄의 왈츠' 등에서 주로 청순하고 발랄하거나, 참한 역을 해온 이소연으로서는 대변신이다.
"강한 캐릭터를 너무나 해보고 싶었어요. 여배우라면 이런 역은 한 번쯤 해보고싶지 않을까요. 하지만 저도 제게서 이리 강한 모습이 나올지는 몰랐어요. 처음에는이 역의 느낌을 제가 과연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주저되기도 했지만 대본을 몇 번 보니 한 번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역할에 확 빠져들어 갈 데까지 갔어요. 제가 그렇게 하지 않고 괜히 어정쩡하게 연기를 하면 작품이나 캐릭터 모두 살지 않겠더라고요."거기서 끝이 아니다. 아란이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희생당한 아란의 남편 현우가 성형수술을 통해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아란에게 다시 복수를 하게 된다.
"이제부터는 아란이 당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통쾌해하시겠지만, 한편으로는 아란을 불쌍하게 여기는 분도 있을 거에요. 아란이도 사람이라 죄책감이 크거든요. 비록 복수를 하지만 남편에 대해 미안해하고, 과거의 아픔이 워낙 컸기 때문이죠. 그런 점이 다른 악역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해요. 정말불쌍한 여자거든요."데뷔 6년째인 그는 "그동안은 욕심만 많았지 내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은 잘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면서 "이번 작품이 내 대표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