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 무조건 타미플루 요구…병원·약국 '날마다 전쟁'

가벼운 감기 증상에 억지…처방전 없이 구입 문의도

"무조건 타미플루 주세요"

 

지난달 30일부터 타미플루가 모든 약국에 공급된 이후 시민들의 구입 문의가 폭주하면서 약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병원 역시 "신종플루 같다"며 타미플루를 처방해달라는 환자들로 다른 환자들을 받기 어렵다고 호소할 정도.

 

9일 오후, 전주시 금암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처음에는 처방을 받은 환자들이 대부분이지만 최근들어 처방전 없이 구입을 문의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먀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전주시 평화동의 한 약국 관계자도 "개인적으로 타미플루를 사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 일일이 응대하느라 진을 빼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종플루의 '심각'단계 격상과 함께 환자들이 원활하게 투약 받을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판매하고 있다. 약국당 한 번에 50인 투약분을 공급하지만 환자가 몰려 물량이 부족할 경우 해당 시군 보건소에서 추가 공급하는 구조. 이 대안만으로는 그러나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병원 역시 진료에 애로가 많다.

 

준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전주시의 한 병원 과장은 "가벼운 감기 증상에도 무조건 타미플루를 처방 해달라는 환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모씨(49·전주시 서신동)는 "감기 같다는 생각과 동시에 신종플루가 의심돼 병원을 찾은 것이 벌써 세 번째"라며 "차라리 약이라도 마음대로 구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마저도 안되니 불안해서 자꾸 병원에 오게 된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시험 기간에 도서관 다니기가 불안해서 혹시라도 타미플루를 살 수 있을까 해서 약국에 들러봤다"는 대학생 양모씨(24·전주시 동산동)는 "벌써 수 개월째 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 데 약도 구입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이후로 환자가 많은 약국은 이미 2~3회 추가 공급을 받은 곳도 있지만 현재 까지 전주시는 물량 공급에 차질은 없는 수준"이라며 "환자 증가 추이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게 되며 개별적으로는 타미플루를 구할 수 없는 만큼 무리해서 구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