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밤 9시 유흥주점이 밀집한 전주시 인후동의 한 상가 앞. 폭 3m 가량의 인도는 군데군데 높인 불법 바람풍선(에어라이트)과 광고 패널로 점령됐다. 상가들이 저마다 내놓은 바람풍선의 지름은 70cm가량으로 시민들은 지그재그로 놓인 불법 광고물을 피해 불편한 보행을 했다. 자전거를 탄 학생은 바람풍선을 피해 인도 대신 차도로 내려가야 했다.
유흥주점과 안마시술소가 뭉쳐 있는 도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상인들이 최대한 눈에 띄게 하려고 도로를 침범하며 내 놓은 바람풍선은 차량소통과 시민들의 보행을 방해했다. 바람풍선에 인쇄된 반라의 여성 사진은 낯 뜨거울 정도다.
비슷한 시각 전북대 구 정문 앞 인도와 차도 역시 불법 바람풍선이 즐비하게 서 있다. 거의 10m 간격으로 바람풍선 또는 불법 광고물이 설치돼 있어 그렇지 않아도 붐비는 도로를 걷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을 피하느라 바람풍선을 스쳐 가면 풍선에 묻은 빗물과 먼지 등이 고스란히 옷에 묻는다.
전주 중화산동의 유흥가 밀집지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바람풍선은 거의 모든 상가 앞에 자리 잡고 있어 불법 주정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정도다. 도로 끝에서 보면 전봇대마냥 줄지어 서있는 바람풍선이 형광빛을 내며 나름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도시의 밤 거리는 불법 광고물인 바람 풍선으로 뒤덮이고 있다. 바람풍선은 불법 광고물 단속의 근거가 되는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도 규정돼 있지 않은, 설치 자체가 불법인 광고물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광고효과가 크다며 경쟁적으로 바람풍선을 설치하고 있다.
전주시 인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안모씨(34)는 "업체 간 경쟁이 심하다보니까 최대한 간판을 노출시켜야 하는데 바람풍선은 길가부터 가게 앞까지 원하는 곳에 설치할 수 있어 광고효과가 무척 높다"며 "불법인 줄은 알지만 시민들에게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설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바람풍선이 좁은 인도나 차도를 가로막는 경우가 많아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전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양유석씨(21)는 "대학가 상가 안쪽 길은 가뜩이나 좁은데 너도나도 대형 광고물을 내놓아서 걷는데 자꾸 거치적거린다"며 "다들 정식 간판이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불편한 광고물을 경쟁적으로 설치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전주덕진구청 관계자는 "야간에 단속반을 운영하며 계도를 하고, 상습적일 경우 바람풍선 광고물을 수거하고 있지만 다음날 가면 또 다시 바람풍선을 내놓는 곳이 태반이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단속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