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바이올리니스트 재키브 첫 내한 독주회

수필가 금아(琴兒) 피천득의 외손자로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24)의 첫 내한 독주회가 내달 18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재키브는 피씨의 딸인 물리학자 피서영과 남편 로먼 재키브(MIT 물리학 교수)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다.

 

무라카미 하루키, 존 업다이크, 토마스 만 등의 소설을 즐겨 읽는다는 그의 피에는 음악과 문학을 사랑했던 외할아버지의 기질이 고스란히 흐르고 있다. 실제로 피천득은 생전에 가장 보고 싶은 손자로 그를 지목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피천득의 외손자로 유명세를 탔지만, 재키브는 이지적이고 섬세한 연주로 현재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12살이었던 1997년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독주자로 데뷔한 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미국과 유럽의 정상급 교향악단과 협연하며 차근차근 명성을 쌓았다.

 

하버드 대학 졸업 후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오푸스(OPUS) 3'에 소속돼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그는 그동안 협연, 앙상블 연주회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나왔다.

 

2006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어머니의 나라에 데뷔한 그는 지난 4월에는 부천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의 개막 공연을 장식했고, 6월에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결성한 '앙상블 디토'의 구성원으로 한국 무대에 섰다.

 

처음에는 금아의 외손자라는 사실에 호기심을 갖던 관객들은 무대가 거듭할수록 뛰어난 연주실력과 진지한 열정을 겸비한 그의 음악적 면모에 더 매료되고 있다. 4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그의 팬카페가 최근 결성되기도 했다.

 

재키브는 한국에서의 첫 독주회를 '바이올린소나타 3번', '스케르초 C단조' 등 브람스의 작품 2곡과 베토벤의 '바이올린소나타 5번-봄', 쇼팽의 '녹턴 C#단조' 등 다양한 색깔의 곡들로 꾸민다.

 

쇼팽의 '녹턴 C#단조'는 2006년 손자의 서울시향 협연 무대에 나들이 한 생전의 외할아버지에게 앙코르곡으로 헌정했던 의미 깊은 곡이다.

 

가디언 더블린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미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던 피아니스트 맥스 레빈슨이 호흡을 맞춘다.

 

내한 독주회에 앞서 재키브가 연주한 브람스 바이올린소나타 전곡 음반이 소니뮤직을 통해 나올 예정이다.

 

내달 16일 고양 아람누리, 17일 구로아트밸리에서도 그의 독주회를 만날 수 있다.

 

3만-7만원. ☎02-318-4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