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길이 보입니다. 기술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증명해보이고 싶습니다."
전주과학산단 입주업체인 (주)트윈테크의 봉혁 대표(41)는 16일 전주시와 친환경 첨단복합단지로 입주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셋방살이로 시작한지 3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이날, 봉 대표는 스스로 감회가 새로운 듯 했다.
트윈테크는 각종 제품 개발과 설계, 기술 등을 지원하는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다. 지난 2007년 8월, 봉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기술력 하나만 믿고 '나홀로 회사'를 창립했다. 그는 당시의 규모를 '일종의 구멍가게와도 같았다'고 소개했다.
봉 대표는 전북대 TIC(기술혁신센터)의 직원이었다. '내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주 첨단벤처단지에 사무실 마련을 추진했지만 입주업체는 많고 용지는 부족한 현실에서 그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이후 그는 전주대 창업보육동에서 창업을 했다.
그러나 어려움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구멍가게 같은' 규모의 회사 운영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가진 기술력을 자신했지만 회사를 알리는 일 조차 만만치 않았다. 찾아오는 사람조차 구경하기 힘들었던 첫 해 매출은 1억원에도 못미쳤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회사 운영 첫 해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전북대 정밀기계과를 졸업한 봉 대표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대전 항공기관련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제품 개발, 설계, 가공 모든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었다. 회사를 만든것도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트윈테크 관계자는 "봉 대표는 전북대 TIC에 근무했던 5년동안 800여건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처리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지만 정작 독립을 한 이후 맞닥뜨린 현실은 냉혹했다"고 말했다.
봉 대표가 다시 힘을 얻은 것은 전주시를 비롯, 기업과 관련기관들의 지원 덕분이었다. 트윈테크가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이 사장되는 것이 아쉬웠던 시와 기관들은 이 작은 회사를 살리는데 나섰다.
첫 지원 사업은 최근 국산화에 성공한 '포터블 레이저 마킹기' 개발.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에 원하는 문양이나 글자를 새기는 이 기기는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전주기계리서치센터(현 전주기계탄소기술원)는 설계에 대한 구조검증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전북테크노파크는 홍보와 시제품 개발 지원을, 전주벤처촉진지구협의회는 시제품 개발 협력업체를 구해줬다.
중소기업청과 전북대TIC의 지원도 더해졌다. 이 기관들은 기술혁신사업을 수주하거나, IS0 9001 인증을 획득하는 일을 뒷받침했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원 관계자는 "지원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지원해 이 업체를 살려냈다"고 회고했다.
그 결과 트윈테크는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일이 많아진 만큼 직원들이 늘어나고 수입도 크게 늘었다. 월 임대료 1만원을 내던 전주대 창업보육동에서 지난 3월 임대료 200만원을 내는 전주과학산단으로 이전할 정도로 사세가 확장됐다.
봉 대표는 과학산단 입주를 계기로 더 새로워진 사업을 시작할 참이다. 해군본부의 군용기 시뮬레이터 등 7~8억 원 대의 사업이 이미 예정되어 있다.
트윈테크의 현재 매출액은 25억 원. 창업 3년 만에 매출 규모로만 규모에서 2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제는 중견기업이 된 트윈테크는 최근 15억 원을 투자, 전주 친환경 첨단복합단지 부지(3300㎡)로의 이전계획을 밝혔다.
봉 대표는 이 새로운 공간이 마련되면 다른 회사가 아닌 자사 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트윈테크는 가족처럼 헌신하는 직원들의 힘으로 오늘을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술력을 알아주는 자치단체나 관계기관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의 열정은 힘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봉 대표는 "우리 사회가 기술력을 가진 수많은 벤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트윈테크의 성공이 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회사를 운영해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