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자사전이 어느 날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선물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콘텐츠 구축 없이 전자사전만 홀로 존재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백과사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이 기획하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편찬사업은 그 전형이라 할 만하다.
이 대백과사전 편찬사업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3년에 완성을 고한다.
이 사업은 2006년에 전 5권으로 완간한 '한국세시풍속사전'을 필두로 최근 그 첫 성과물로 '무속신앙편'을 낸 '한국민속신앙사전'을 거쳐, '한국민속문학사전'ㆍ'한국일생의례사전'ㆍ'한국의식주생활사전'ㆍ'한국민속예술사전'ㆍ'한국생업기술사전'을 지나 '한국민속사회사전'에서 대망의 마침표를 찍는다.
민속박물관은 이만한 민속학 사전은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전례가 없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 대백과사전이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무기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온라인과 결합한 백과사전이라는 점이다.
이미 발간된 사전은 물론이고 향후에 잇따를 사전 또한 제아무리 내용이 방대하다고 해도, 그것이 담을 수 있는 콘텐츠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동영상이나 음원 자료는 수록할 수가 없다. 이는 온라인 시대에 오프라인 출판물이 안고 가야 할 숙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이런 결함을 온라인과의 결합으로 제거했다.
예컨대 '한국세시풍속사전'에도 표제항목으로 들어갔고, 이번 '한국민속신앙사전' 중 맨 먼저 나온 '무속신앙편'에도 한자리를 차지한 '동해안별신굿'만 해도, 오프라인 사전에서는 관련 사진이라고 해 봐야 기껏 서너 장만 수록할 수 있었지만, 온라인(http://folkency.nfm.go.kr)으로 들어가면 사정은 딴판이다.
이 항목에는 관련 사진만 무려 5천144장이 제공되고, 굿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4편이 서비스된다. 그 뿐만 아니라 이 굿 공연에서 채록한 음원은 1편을 청취할 수 있다.
동영상만 해도 원판과 축소판 두 가지가 있어, "동해안별신굿으로 논문이나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이 원판 동영상을 참고해도 요긴할 것"이라고 민속박물관 천진기 민속연구과장은 말했다.
지금은 이렇게 구축 완료한 대백과사전은 박물관을 통해 서비스되지만, 조만간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도 개시할 예정이다.
나아가 '한국세시풍속사전' 전 5권을 1권으로 압축한 영문판 사전도 준비 중이다.
신광섭 관장은 "우리가 시도하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세계 백과사전 편찬사에서도 획기를 이루는 사업이라고 자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