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공존에 종교인들 앞장서야"

"다문화 가정에 대한 가부장적인 인식과 성ㆍ인종차별적인 사회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종단 내 캠페인과 교도교육을 해야 합니다."(원불교 최서연 교무)

 

"1990년 성탄전야 미사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앞줄에 앉아있는 스리랑카 노동자 5명을 보고 미사 후 이들을 수녀원에 초대했지요."(정순옥 수녀)

 

원불교, 가톨릭, 개신교, 불교 등 여러 종교관계자들이 다문화 공존 시대에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머리를 맞대고 토론했다.

 

원불교 주관으로 18일 오후 용산 하이원빌리지에서 열린 이번 '다문화 공존시대, 종교의 역할' 세미나에는 다문화 관련시설에서 일하는 종교인들이 참석해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고, 종교인들이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편견을 없애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원불교 서울외국인교당의 최서연 교무는 "종교인들이 기도와 불공을 통해 결혼 이민자를 차별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가부장적인 인식과 성ㆍ인종차별적인 사회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종단 내 캠페인과 교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교무는 아울러 "정부는 결혼 이민자들의 종교 및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정책과 지원활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2003년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 총회에서 수도회들이 연합해 만든 이주민 지원단체 '국경없는 친구들'의 파주다문화센터에서 활동하는 정순옥 수녀는 "'국경없는 친구들'이 공동선을 위해 수도회의 벽을 넘어 활동하는 것이 대안과 비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각 본당 차원에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전환과 실천을 주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주민들과 다문화가정의 2세들도 우리나라 미래와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개신교계를 대표해 세미나에 참석한 김준식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관장은 "지난 2001년부터 센터를 운영하면서 23개국에서 온 3천800여명의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 외국인근로자 자녀를 대상으로 한국어와 컴퓨터, 한국문화를 가르쳐왔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부센터장인 진원 스님도 다문화 가족 지원활동 내용을 전했다.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사무총장인 김성곤 국회의원(민주당)은 '다문화 사회에 대비한 종교와 사회의 역할'이라는 기조발표를 통해 "역사적으로 보편종교는 보편적 형제애를 가르쳐왔다. 피부가 다른 사람도 다같은 형제라는 사해동포주의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