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부터 '동화 읽는 세상'을 꿈꿔온 아동문학가 임복근씨(69). 요 며칠 사이 겹경사가 났다. 창작동화집 「비밀의 꿀밤 이야기」(북 매니저)가 출간된 데 이어 '제8회 한국아동문학창작상'에 선정된 것.
"비중있는 문학상을 타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작품을 더 잘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는 수줍게 그러나 또박또박 소감을 전했다. 58년부터 시작된 교사생활, 60년부터 솔선수범해온 글쓰기운동등을 되짚어 보노라니, 아동문학가는 그에게 숙명이었던 것도 같다.
"교사를 하다 보니까, 글쓰기가 필요하단 생각이 컸어요. 60년 당시 전북글짓기지도회가 있었는데, 서재균씨가 1대 회장을 한 이후 제가 30여년간 맡았죠. 아이들에게 더 좋은 글을 보여주고 싶어서요."
아이들과 부대끼며 켜켜히 쌓아왔던 모든 시간이 글감이 됐다. 그는 "이건 실화예요, 실화"라고 하더니 40여년 전 그의 머릿 속 아이들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냈다.
"'나도 혼자서 잘할 수 있어요'는 1976년 전주교대 전주부설초교(이하 교대부속초교) 4학년 담임을 하면서 만난 소아마비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두 그 아이를 돌보려 애썼죠. 청소도, 당번도 빼줘야 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아이가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아이와 똑같이 생활하고 싶다구요. 당시 바이올린 연주를 했는데, 계속 그 길을 갔다면 아마 의젓한 연주자로 성장했을 것 같습니다."
이어 그는 '비밀의 꿀밤 이야기'를 표제작으로 삼은 것은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삭막해져가는 아이들 정서에 우정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고 싶어서였다며 시를 읽고도 감흥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만날 때가 가장 속상하다고 했다. 쉽고 재밌는 동시를 강조하는 것도 아이들에 대한 진한 애정 때문이다.
마음 한구석에 늘 아쉬움으로 남았던 동시집 「바람과 민들레」(가제) 도 내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익산 출생인 그는 1987년 「아동문학」 으로 등단,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상임이사, 아동문학 편집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아동문화대상(1992), 전북아동문학상(1993)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제8회 한국아동문학창작상 시상식은 12월 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