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원초적 몸짓이 빚어낸 자유로움

개인전 '무비쥬얼 아트 프롬 더 바디' 갖는 송대규

"미국 플럭서스(Fluxus) 영향으로 이미 회화니 입체니 무용이니 하는 장르 구분이 없어졌어요. 몸을 평면화한 작업은 처음입니다."

 

개인전 '무비쥬얼 아트 프롬 더 바디'(MoveVisual art from the body)를 열고 있는 송대규씨(31)는 몸에 대한 탐구와 실험을 거듭해오고 있는 작가다. 지난 2006년 전주 시내 한복판에서 선보였던 '퍼포먼스 프로젝트 - 응시' 이후 3년 만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유리벽을 꽉 채운 대작 무제(11mx3m)가 눈에 들어온다. 까만 천 위에 손과 발이 붓을 대신해 아크릴, 페인트, 먹물 등으로 자유로운 움직임을 드러냈다. 3분 만에 완성했다는 또다른 작품 무제는 친구와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듯 몸짓이 자연스럽게 엉키는 과정이 담겼다.

 

그는 전시장 보다 축제 현장이나 공연 무대가 더 익숙한 것 같다. 컨템포러리 아트(기존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를 통해 서로 다른 장르의 충돌과 해체를 보여주기 때문. 그 고민의 시작은 홍익대 입학 때부터다. 갑작스레 찾아온 사춘기로 그는 뭔가 작가생활에 획을 그어야 겠다고 여겼다. 그해 12월31일 전주 경기전에서 살풀이(?) 수준의 퍼포먼스를 가졌다. 자신의 몸에 쇠사슬을 걸고 거친 몸부림을 한 것.

 

"그 순간 제 몸 하나 만큼은 진실이라 여겼어요. 몸을 신뢰하게 된 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한계에 부딪쳤다.

 

"제 작업이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의 애매한 지점에 있었습니다. 회화는 머릿속에서, 무용은 몸으로 풀어내지지만, 이 둘의 거리가 너무 멀어 접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 지 혼돈이 됐어요."

 

그는 "20대에 얻었던 것들을 소통하는 시기가 30대라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뭔가 찾아나가는 시기인 만큼 다양한 주제와 변주로 몸에 관한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공유갤러리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