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가 두바이 월드의 채무상환 유예를채권단에 요청해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을 선언하자 전북도에서 '두바이'란 세 글자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도청 강당 건물에 걸려 있던 '두바이 걸개그림'은 식품클러스터 등을 홍보하는 현수막으로 대체됐고 시내버스에서도 두바이 광고가 사라지고 있다.
두바이 위기설이 나돌던 올해 초부터는 도의 새만금 기획서에서 '두바이'라는용어가 아예 사라졌다.
도내의 '두바이 열풍'은 새만금 방조제 완공 시점에서 시작돼 민선 4기 들어 본격화했다.
2006년 4월 새만금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자 내부개발사업 방향의 모델로 '두바이'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처럼 보인 두바이는 새만금의 미래상으로 적격이었고 김완주 지사는 민선 4기 취임 100일을 맞아 "새만금에서 제2의 두바이의 기적을 일궈내겠다"며 두바이를 새만금의 모델로 공식화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두바이가 아프리카를 잇는 교통과 물류, 관광도시로 급성장했다"면서 "새만금을 제2의 두바이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도내 공무원과 경제계, 사회단체 등은 이곳을 선진지로 정하고 앞다퉈 '두바이 배우기'에 열중, 한때 '두바이 붐'이 일기도 했다.
김 지사도 그해 9월 두바이에서 새만금 개발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는다며 일선 시군 단체장 등 24명의 대규모 방문단(24명)을 구성해 두바이를 직접 방문했다.
하지만, 2년 넘게 지속했던 두바이 붐이 자칫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도는재빠르게 그 자리에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를 끼워 넣는등 부산을 떨고 있다.
도는 미래 에너지도시로 떠오른 마스다르 시티가 새만금 녹색성장 개발계획에적합하다며 새만금의 새로운 모델로 선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바이가 아니면 새만금개발을 못할 것처럼 떠들던 전북도가 결국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졸속행정을 펼치는 바람에 경제·행정적 낭비만 했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두바이를 모델로 한 새만금 홍보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는데이렇게 어이없이 무너지는 것 같아 당황이 된다"며 "새만금을 녹색성장과 금융·경제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독자적인 개발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