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지난달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새만금풍력산업클러스터 사업과 관련, '거제 조선, 새만금 풍력'구도를 내세우며 새만금 풍력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굴지의 조선 대기업이 있는 경남지역 풍력발전산업이 먼저 가시적 성과를 내놓은 것.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9일 거제조선소에서 제작한 풍력발전설비 1호기(2.5㎿급)를 미국 시엘로사에 인도했다.
이 풍력발전설비는 직경 90m의 블레이드(날개부분)와 80m짜리 기둥, 엔진실 등 총중량 300톤에 달하는 세계최대급 육상용 풍력발전기이며, 미국 텍사스에서 설치 및 시운전을 거쳐 4월께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도내 풍력발전 관련 기업 중 블레이드를 제작하는 KM사가 제품을 국내외 관계사에 납품하고 있지만, 풍력발전기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삼성중공업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경남지역 풍력발전산업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풍력발전산업과 유사한 조선산업 기반이 탄탄했기 때문. 풍력발전설비의 핵심장치인 블레이드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가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배를 움직이는 원리와 비슷, 조선업체들이 풍력발전산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조선·해양부문의 수주난 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예상한 업계가 풍력발전산업에 관심을 기울였고,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풍력발전산업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대우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대부분의 중공업들이 진출했다.
현재 도내 풍력발전설비산업은 군산 현대중공업(발전기 부분)을 비롯해 KM(블레이드 부분), 데크(블레이드 부분), 캐스코(주물 부분) 등 6개사 정도에 불과하며,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들은 울산에서 부품 등을 실어나르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굴지의 중공업을 유치하기 위해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새만금지역은 풍력발전설비산업에서 국내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췄으며, 얼마전 새만금풍력클러스터 예타 통과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점차 가시적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