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미술교육과 1기 동문인 서양화가 이종만(58) 이동근(58) 오무균씨(59)가 8년 만에 삼인전을 갖는다.
미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패기만만했던 30대 젊은 작가들이 이젠 중진 작가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자기 세계를 견고하게 보여주면서도 편안함을 유지하는 것은 창작에의 열정과 실험정신의 산물.
'비둘기 작가'인 이종만씨는 이번에도 비둘기 한무더기를 옮겨 놓았다. 군산 월명공원과 원광대 캠퍼스는 수백 마리의 비둘기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
"지금은 천덕꾸러기가 됐지만,비둘기는 도시에서 사는 유일한 새죠. 모이만 주면, 파닥거리며 날아옵니다. 생동감 있어요. 하늘을 향해 박차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담으려면 순식간에 그려내야 합니다."
이씨가 비둘기와 싸울 때 오씨는 오랫동안 갯벌에 천착해왔다. 일출과 일몰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되는 갯벌은 헛헛한 오씨의 심경을 대변한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거친 붓질로 표현된 갯벌은 침잠된 작가의 깊은 내면.
"갯벌을 찾아서 서해안을 네댓번씩 계속 돌았습니다. 갯벌 속 막대기가 내 고통을 상징화한 것이죠. 어둡다고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솔직히 드러냈습니다. 캔버스가 바로 나 아니겠습니까."
이동근씨는 선돌 시리즈를 통해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우화적으로 드러냈다. 2년 전 정읍으로 이사한 이씨는 아침마다 새들이 지저귀는 것을 보고, 자신을 향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화려한 색감과 동화적인 분위기가 쾌활하고 순수한 작가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듯.
이번 전시는 전주예치과(원장 강경찬) 개원 7주년 기념전이다.
강경찬 원장은 "이들이 나누는 정신적 교감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알기 때문에 삼인전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것"이라며 "삼인삼색의 전시가 흰 눈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3, 4실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