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아끼고 위하는 일이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진심으로 타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남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할 때 사람들은 더 큰 성공과 더 깊은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성취감은 단순한 감정적 만족을 넘어 자신은 물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자원봉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도 자원봉사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직원들의 근무태도나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직원들보다 월등하고 연봉 수준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자원봉사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인구가 많을수록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고 이는 지역이나 국가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어려운 연구 결과를 놓고 생각하지 않아도 늘 현장에서 마주치는 자원봉사자의 표정에는 나눔과 봉사가 가져다 준 행복이 가득 차 있다. 가족이 먹을 김장 준비에도 힘이 부칠 텐데 올 겨울 들어 불우이웃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에는 정말 많은 주부들이 새벽부터 참가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홀로노인을 위한 사랑의 연탄 나르기 행사에 참석하는 직장인들의 밝은 표정도 잊혀지질 않는다. 겨울나기가 힘겨운 이들을 위한 이동 빨래차와 밥차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도심 곳곳을 씩씩하게 누비고 있다.
지난 주 전국 곳곳의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사랑의 손길을 펴는 자원봉사자 3000명이 전주에 모였다. 제4회 전국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는데, 우리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활발하고 열정적인 활동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전주의 자원봉사자들도 타 지역의 봉사활동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새로운 자원봉사 아이템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앞으로 자원봉사가 불우이웃 돕기나 겨울철에 집중되는 한시적 봉사를 넘어 환경·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나눔을 일상화하는 정기적 봉사로 발전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무엇보다도 봉사와 나눔의 기쁨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지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자원봉사의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기에 참 행복하고 의미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자네가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네.'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성공이란'의 시(詩) 중 일부다.
전주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봉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인구는 6만6000명에 달한다. 가히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전주의 자원봉사 인구 증가가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던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한 결과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고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함께 뛰는 도시, 자원봉사자가 많아 살맛나는 지역 '전주'. 진정 모두가 풍요로워지는 법을 아는 전주 시민이 있기에 우리의 내일은 분명 더 따뜻해지리라.
/김 정(전주시 시민협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