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⑮이남식 전주대 총장

"탄소배출 가계부 쓰기 생활화 필요"…이산화탄소 줄이는게 지구 온난화 막는 길

녹색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전주대학교 이남식 총장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일캐워주는 책으로 미국 전부통령의 저서인 불편한 진실을 추천도서로 주위 사람에게 권하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지난 2일. 초겨울 쌀쌀한 기운이 맴도는 날씨 속에서 이남식 총장을 만나기 위해 전주대로 가는 길이다.

 

불과 10여년 전 까지만 해도 논, 밭 옆에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던 캠퍼스였다. 하지만 그런 흔적은 이제 어느 곳에도 없었다. 대신 젊은 감각으로 덧칠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도시가 커지고, 대학이 성장하면서 전주대 안팎으로 건물도 많이 들어섰고, 지금도 엄청나게 많은 건축이 진행되고 있었다. 도시발전에 따라 녹색이 사라지는 현실에서 이남식 총장으로부터 녹색경영과 실천 의지를 들어보았다.

 

이남식 총장은 우선 캠퍼스 내에서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으면 구성원 건강도 지킬 수 있고, 농약과 비료를 만드는 중간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청소용 세제도 유용미생물군인 EM(Effective Microorgaisms)제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생활하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가는 과정에서 EM성분이 수질정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또 음식물쓰레기를 EM으로 발효, 퇴비로 사용하고 있다.

 

또 온수 공급에 도시가스를 이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냉매로 하는 히트펌프를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를 72% 저감시키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저감하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강의실은 물론 화장실에도 적외선 센서를 설치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많이 켜놓고 있는 실험실이나 전산실의 경우 자동으로 꺼지는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전주대는 전기에너지를 17% 줄였고, 국무총리상 수상은 물론 2009년 제1회 로하스박람회에서는 특별상을 수상했다.

 

전기를 신재생에너지 시설로 대체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열방식으로 냉난방을 하는 방안을 고려중에 있고, 모든 조명을 LED(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할 방침이라는 것.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선뜻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교양과목에 환경 관련 과목을 포함, 전교생이 수강하도록 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총장은 "전주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라면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남식 총장 자신도 서울과학기술종합대학의 FT CEO과정 중 환경경영을 공부할 만큼 대학의 최고경영자로서 환경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솔선 노력하고 있었다.

 

이 총장은 인터뷰 도중 미국의 전 부통령인 엘고어의 저서'불편한 진실'을 추천도서로 내놓았다.

 

이 총장은 "20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경고를 했지만, 전 세계에 알리고, 과학적인 증거들로 자료화하여 체계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는 도서나 영화는 찾기 힘들었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책은 지구의 평균온도와 해수면이 상승하면 켈커다 삼각주, 플로리다 반도, 뉴욕의 맨하탄이 물 밑으로 잠기게 된다고 지적하는 등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현실감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 있다고 이 총장은 말했다. 과거 냉동기 냉매로 오존층에 구멍이 나자 전 세계가 단합해서 대체 냉매를 개발했고, 그로인해 오존층 구멍이 막혔다는 것.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기후협약을 맺고,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에너지 절약, 대체 에너지 개발에 가속도를 낸다면 우리 자손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남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에 대한 당부도 했다.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많이 펼쳐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부터는 많은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을 해줬으면 한다"고.

 

이남식 총장은 탄소배출가계부 쓰기를 녹색실천 약속으로 내놓았다. 스스로 하루 중 소비하는 에너지를 기록하다보면 자신이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양을 알게 되고, 점점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조금 고통스러울 수는 있어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계단을 이용해야 하고, 자전거를 타야 하고, 옷을 껴입어야 하지만 이 작은 실천들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직접 줄이기 힘들다면, 집안에 화초를 심는 등 식물을 많이 가꿔 산소를 배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선이(푸른전주운동본부 간사)

 

※ 다음 릴레이 주자는 전주기계탄소기술원 강신재 원장입니다.

 

※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