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작가들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작품하기가 쉽지 않아요. 반복되는 일상, 공허해지는 마음 때문에 탈일상을 꿈꾸게 되거든요. 두 아들을 키우며 보냈던 지난 3년이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15일부터 21일까지 군산 갤러리정에서 개인전 '느린 호흡으로 산보하다'를 갖는 고보연씨(37). 기저귀천에 천연염색을 하고, 바느질한 것은 처음이지만, '느림'과 '쉼'을 테마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작업의 성격은 같다. 아기를 기다리는 부부, 탯줄로 연결돼 있는듯한 엄마와 아기, 아기를 목욕시킨 뒤 안아올리는 부부의 모습등이 맑은 서정으로 다가온다.
독일 유학 시절 그는 폐쇄공포증으로 힘들어했다. 오브제는 마음의 위안을 줬던 도구. 두 아이를 키웠던 지난 시간이 버거웠을 법도 하지만, 그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엄마이자 작가인 이중적 지위가 또다른 작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즐거움의 발견', '즐거움의 발견-부부''느린 호흡으로 산보하자' 등 총 15점이 전시될 예정. 아기가 커가면서 자신의 작업과 맞아떨어지는 순간 또다시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다며 다음 전시 주제는 미정이라고 했다. 아기를 가질 계획이 있는 신혼부부 혹은 막 임신한 아내와 남편이 함께 와서 보고 가도 좋을 법한 전시.
군산에서 태어나 전북대와 같은 대학원을 나온 고씨는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 석사과정과 박사준비과정을 졸업했다. '전북청년미술상', '신세계미술제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하정웅 청년작가'에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