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선수들 진학과 진로] ①야구

운동 계속할 연계시스템 구축 절실…프로·실업팀 전무 타지역 진학 선호

<< 취약한 지역세로 인해 도내 실업팀 숫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실업팀과 학교팀의 연계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등 일선학교 운동선수들이 진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선수생활을 중도포기하면서 강성했던 전북체육도 흔들리고 있다.

 

현재 도내 시·군과 기업체 등이 보유하고 있는 실업팀은 모두 35개. 여기에 전북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 전북현대와 프로농구팀 전주KCC가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실업팀수는 전국 16개 시도중 12번째로 적은 숫자.(도표) 게다가 대부분의 팀들이 기업체가 아닌 시·군 소속이다. 이러다보니 양궁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초·중·고·대학교와 실업팀을 잇는 연계 훈련시스템이나 정보교류 등이 부족, 잠재력이 높은 선수들을 키우고 발굴해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전북일보는 각 종목이 처해있는 현실을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 등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등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졌다. 더욱이 추신수, 박찬호, 김병현 등 한국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승전보를 전하고 이승엽, 임창용 선수도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야구 위상이 높아지면서 2009년 프로야구 관중수는 600만에 근접할 정도로 야구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도내에서도 초등학교 4팀, 중학교 3팀, 고등학교 2팀, 대학교 3팀 등 총 12팀에서 200여명의 선수들이 제2의 박찬호, 이승엽을 꿈꾸고 있다. 이 중 전라중은 소년체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과거 강성했던 전북야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날렸다. 그러나 올해 졸업예정자 9명 중 6명이 천안, 경기, 전남 등 타 지역으로 진학하고 단 3명만이 군산상고(2명)와 전주고(1명)에 진학하면서 전주고가 선수부족 상황에 처해있다.

 

한 야구인은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전북야구가 강성했다며 아쉬움을 말했다.

 

"80년대는 고교야구 전성기였어요. 군산상고는 조계현(현 두산베어스 투수코치)을 앞세워 전국무대를 평정했고, 전주고 역시 군산상고와 엎치락뒤치락 하며 85년도에 우승을 일궈냈어요. 90년대는 프로야구가 인기였지요. 도내에도 쌍방울 레이더스팀이 있어 도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구요. 야구를 안주 삼아 술 드신 분들도 많았구요. 그러나 지금은 도내 야구가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시급한 건 프로야구 팀 창단보다 전주고팀을 살리고 고교야구를 발전시켜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야 해요."

 

군산상고는 2007년 전태현(기아 타이거즈)와 최형욱·최형록(미국 마이너리그), 2008년 한 희(LG트윈스,) 2009년 박종훈(SK와이번즈) 등 매년 프로야구로 선수들이 진출했다.

 

이에 반해 전주고는 최근 몇 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프로야구로 진출한 선수도 없다. 과거 김원형, 박경완, 조진호, 박정권, 최형우 등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시킨 야구명문고의 위용이 무색하다.

 

도내 한 야구 감독은 "전북은 야구의 메카다. 올해 뛰어난 실력을 보인 김상현(기아 타이거즈)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전북출신이다"며 "도내 큰 기업이 없어 프로팀을 창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과거 강성했던 전북야구를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초·중·고 연계시스템을 구축해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