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 2050] 남원 광한루원 통역 안내원 박연님씨

"남원 문화전도사…보람 커요"…10년차 베테랑…전문 통역원 꿈

"춘향과 이도령의 기다림의 사랑이 일구어 낸 결실은 남원의 상징이 됐습니다. 얼마 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베로나시와 자매결연도 맺었죠. '춘향가', '흥부전'에 매월당 김시습의 한문소설 '만복사저포기'와 '홍도전'이 남원을 배경으로 한 고전 4대 소설로 손꼽힙니다."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남원 광한루의 통역 안내원 박연님씨(41·남원시 월락동). 통역 안내원은 늘 이곳에 근무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우리 고장을 알리는 일에 앞장선다는 점에서 문화관광해설사와는 다르다. 올해로 꼭 10년째 맞는 이 일이 그에겐 '밥벌이'를 넘어서서 남원의 역사와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소개하고 알리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대학에서 관광일본통역과를 졸업하고 관광자료조사를 하는 일로 시작해 2000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남원의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중학교 때 경주를 여행하면서 만나게 된 가이드를 통해 평생의 직업이 됐다.

 

그는 일본 사람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설명하는 가이드를 보면서 관광안내가 문화전도사와 같은 것이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남원을 찾는 모든 이를 동행하면서 각각의 설명을 하는데 특히 고전소설인 「춘향전」부터 현대소설인 「혼불」로 이어지는 배경지식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관광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막힘없이 풀어주고 있었다.

 

"광한루로 많이 알고 오시는데, 엄밀히 말하면 광한루원이라고 해야죠. 광한루원은 춘향과 이도령, 사랑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이상세계 즉 달의 세계를 품은 공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사랑'을 주제로 한 배경설화를 옛 이야기를 들려주듯 조근조근 풀어내 감칠맛이 느껴졌다. 유난히 감정표현이 풍부했던 일본 관광객들은 남원관광이 끝나면 지나간 역사에 대한 자신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우리나라와 남원의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했다. 벌써 4~5년 째 매년 춘향제를찾는 한 일본 관광객은 우리들보다 더 많이 우리의 문화재와 우리나라의 축제에 관심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조그만 전원도시 같은 느낌에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다는 점을 가장 마음에 들어한다고.

 

그는 이 지역을 알리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가 많이 배우고 느끼는 바가 커서 무엇 하나 버릴 게 없고 즐겁지 않은 것이 없다며 가 앞으로는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전문 통역원으로서 모든 사람들이 정말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해설을 하는 게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선 여성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