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화가나 서예가의 작품을 접하다 보면, 마치 신선 같은 느낌이 들면서 우울했던 마음이 마냥 즐거워져요." 전주시 중앙동에서 표구(表具)사를 운영하는 박노철 어르신(74)은 40년 동안의 '표구인생'을 이렇게 소개했다.
요즘은 표구사를 찾는 손님들에게 차 한잔 대접하는 게 하루일과라고 말하는 박 어르신. 박 어르신의 고향은 전라남도다. 이런 박 어르신이 전주에 오게 된 것은 경남 진주에서 철재 및 건재 등을 판매하는 건축 자재상을 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표구 기술을 습득하면서 부터다. 표구기술을 습득한 뒤 천년고도 예향의 도시 전주로 가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단다.
전주에 온 박 어르신은 중앙동 도청에서 완산동으로 넘어가는 도로변 상가에서 '박당 표구사'라는 상호를 가지고 표구사를 운영 하면서 유명 화가 및 서예가들의 작품을 제작 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작업을 하면서 장인정신을 갖고 일해요. 그러니 보람도 더 크게 느껴지죠. 그리고 이제 전주는 저의 제2의 고향이 돼버렸어요." 항상 밝은 웃음으로 표구사를 찾는 손님들을 맞는 박 어르신.
밝은 성격으로 그늘이 없어보이는 박 어르신의 한 켠에는 수심이 있어보였다. 20여년전 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그 것. 박 어르신은 "아내가 떠난 뒤 많이 외로웠지만 그래도 항상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3명의 아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어르신의 표정에는 아내에 대한 아쉬움이 역력해보였다.
요즘은 경제가 어려운데다가 도청이 서부 신시가지로 이전함에 따라 수입에 다소 영향이 있지만 그래도 단골 고객이 심심치 않게 찾아주고 있어 작업은 계속 하고 있다는 박 어르신.
박 어르신은 "최근 국내 6대 화가의 서화작품을 주문받아 일을 하다보니 재미가 솔솔하다"면서 "몸이 허락하는 동안 장인정신을 갖고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금암노인복지관 실버기자단 김용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