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숨이 막혀 종이에 남기고 갈까 싶었다"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심경 밝혀

"이런저런 싸움이 의미가 없고 재미있지도 슬프지도 않은 마음의 진공상태가 왔어요. 그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결정해야겠다, 행동해야겠다 싶었어요."

 

개그우먼 정선희가 23일 오전 방송된 SBS TV '좋은 아침-결혼 10개월 남편 고 안재환의 죽음, 그 후'에 출연해 작년 9월에 숨진 남편 안재환을 둘러싼 각종 소문과 그로 인해 받은 고통을 이야기하며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 기로에서 왔다갔다하는 순간적인 선택인데, 워낙 억측들이 많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아서 깔끔하게 A4 용지에 남기고 갈까 싶었다. 죄진 것도 없는데 죄인이 돼서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간 중간 힘들었던 일이 생각나는 듯 울먹이거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정을 이루기를 절실하게 원했지만 힘들어졌고 개그우먼으로서 웃음을 준다는 게 더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했다. 17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싶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생각이 오랜 시간 이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처 난 자신을 더 보듬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고통을 부모님 등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길 수가 없어 자살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재환이 죽은 뒤 살던 집마저 경매로 처분될 위험에 처했을 때 동료 개그맨인 이경실과 박미선, 유재석, 김용만, 김지선 등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줘 삶을 지탱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짧은 시간에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극한의 한계를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이 언젠가는 사람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양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