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대문안 문화재관리 '古都' 차원 접근

문화재위, 관련 소위원회 구성하기로

서울성곽의 내부 지역인 사대문 안은 경주처럼 고도(古都)라는 관점에서 문화재 보존을 염두에 둔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8일 매장문화재 분과(위원장 지건길) 소속 전 위원과 사적ㆍ건조물ㆍ세계유산의 3개 분과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사대문 안 문화재보존 문제에 대해 제반 현안을 논의한 결과 "사대문 안은 고도"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회의를 주재한 지건길 위원장이 24일 말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위원회는 사대문 안의 건축행위에 필요한 문화재 조사와 보존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 문제를 전담할 '소위원회'를 별도로 두기로 했다.

 

지 위원장은 "같은 사대문 안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종로구는 부족하나마 전문가 입회 조사나 사전발굴조사가 이뤄지는 데 반해, 중구 지역은 이런 문화재 조사 절차도 없이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런 주먹구구식 문화재 행정을 지양해, 어떤 원칙이나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사대문 안 모든 건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전 문화재조사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앞으로 구성될 소위에서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원회에는 여러 분야 전문가가 고루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서울시 신청사 부지와 인근 청진동 피맛골 등지의 건설현장에서 조선시대 유적과 유물이 쏟아지고, 그 보존 문제가 심각히 대두함에 따라 지건길 위원장 요청으로 마련됐다.

 

한편, 이날 문화재위 회의는 서울시 신청사 건설 구간 중 조선시대 관공서 터와 무기류가 다량으로 발굴된 지역만큼은 보존 방침이 확정될 때까지는 어떠한 공사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시 신청사는 발굴 전문가 입회 아래 공사를 진행하다가 일부 구간에서 유적과 유물이 발견돼 이 지역에 대해서는 본격 발굴조사가 진행됐으며, 그에 따라 이곳은 공사가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그 유적을 (서울시가) 훼손하거나 없앨 생각은 없으며, 신청사 지하에 조성될 서울역사갤러리 공간에 그대로 보존할 계획을 강구 중"이라면서 "다만, 일단은 (유적을) 다른 곳에 이전했다가 다시 옮겨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