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클릭 주식시황] IT·자동차업종 외국인 관심 지속

지난주 증시는 주 초반에 코스피 1,600대 중반에서 이렇다 할 모멘텀 없이 지지부진한 모습이었으나, 주 후반에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1,680선으로 마감,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이번 연말 랠리는 지수 상승 속도에 비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개선속도가 빠르고, 연말 배당차익을 노린 매수세의 추가 유입 가능성까지 합친다면, 9월말의 연고점 1,711포인트 돌파시도는 이어 질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으로 지난 3월초 999.69 포인트에서 1,680선까지 상승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70%가량 상승했는데 앞으로의 방향은 몇 가지 체크포인트를 통해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첫번째로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다. 지난 3월 이래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 가치는 두바이 발 악재 이후 12월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의 가장 큰 배경은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국가들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화는 유로화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 강세가 안전자산 선호증가로 이어져 외국인 자금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다.

 

미국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고, 유럽증시를 대표하는 공포지수 VSTOXX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달러 헷지 수단인 원자재 투자 섹터펀드도 15주 연속 자금이 순 유입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해본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로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수기조다. 외국인은 올해 우리증시에서 약 32조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고, 6주 연속 자금이 순 유입되면서 지속적인 매수우위가 관찰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이 기존 주도주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12월 들어서만 전기전자 1조 2천억원, 운수장비 3천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국내 주도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해당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과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조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의 연중 최고치 경신 등 대외적 여건 개선으로 IT업종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국내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번째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볼 때 비싸지 않다. 현재 MSCI 기준 한국주식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을 보면 10배 수준으로, 지금과 지수 수준으로 비슷했던 10월 중순의 11배에 비해 낮다. 이는 PER 계산시 분모에 해당되는 주가는 그대로인 반면 분자에 해당하는 기업이익 전망치가 호전되었기 때문이다. 즉 이익 대비 주가로 보자면 주식의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것이다. 아시아 주요국 중 홍콩과 대만은 PER이 16배, 중국이 13배인 것을 비교해보았을 때 한국증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해 있고 이들 자금이 현명한 투자 대상을 찾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외국인 매수 재개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위험자산 선호현상, 외국인 수급개선, 낮은 밸류에이션 등을 보았을 때 연말 증시의 긍정적 흐름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연말연초 주식시장을 대응하는 투자전략에 있어서는 실적 개선과 더불어 외국인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IT와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