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수도권에 대한 홍보 강화를 - 박정룡

박정룡(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서울 용산역은 호남선 KTX 또는 전라선, 장항선 열차가 출발하는 역이다 보니 대합실 광고는 대부분 호남지역 광고로 채워진다.

 

광주·전남의 경우 '광주가 대한민국의 가치를 올리겠습니다.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광주 개최'(광주)를 비롯하여 '가슴에 아로새기다. 특별한 남도 여행'(전라남도), '바다와 섬이 아름다운 가고 싶은 곳 완도'(완도), '희망의 시작 땅끝 해남'(해남), '보성녹차'(보성), '대한민국 명품 멜론'(곡성), '대한민국 생태수도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순천), '해양관광도시 목포(木浦)로 오세요!'(목포), 'FDA가 인정한 청정지역 EXPO도시 여수의 농수산물을 소개합니다'(여수), 'Connect your dreams! 취업현실주의!'(무안, 초당대학교) 등으로 가짓수도 많고, 그 내용도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 전북은 '사계절이 아름다운 관광도시 정읍으로 초대합니다', '익산시가 보증하는 웰빙농산물 날씬이 고구마' 등 2건 이외에 다른 광고는 눈에 띄지 않는데 화려하고 다분히 감성적인 광주·전남 것들과 달리 무척 점잖고, 몇 달 동안 똑같은 내용뿐이다.

 

서울시내 지하철 등에서 봐도 전라북도나 도내 시군의 광고는 절대적인 건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설사 있다 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서울 등 수도권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도권의 압도적인 인구나 경제력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의 인구는 1,020만, 여기에 인천 269만, 경기도 1,129만을 더하면 수도권 인구는 2,419만으로 총인구 4,954만의 절반 가까이(48.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478조원으로 전국 983조원의 48.6%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구 및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은 그만큼 홍보가 용이하고 기대되는 효과도 큼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지방의 각종 축제나 문화행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흐지부지 끝나는 것을 흔히 보는데 이러한 행사의 성공과 실패가 수도권 사람들이 얼마나 찾아주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도나 각 시군 차원의 각종 문화?관광 행사의 수도권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점은 무척 아쉽다.

 

둘째, 수도권에 대한 홍보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다수의 출향인(出鄕人)이나 그 가족들의 애향심을 북돋워 전북 상품에 대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현재 서울은 물론 인천, 경기 지역에는 수많은 출향인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전북 농산물이나 특산품 소비를 촉진하고 고향 방문을 늘리기 위해서 향수(鄕愁) 마케팅만 한 것도 없을 것이다.

 

셋째, 수도권은 거대한 소비시장인 동시에 소비자의 반응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장(場)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단 수도권에서 성공을 거둔 상품이라면 전국 어디서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해외 진출까지도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공자는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를 내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닌가"라 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중앙에서 떨어져 있는 지방에서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다소 표현이 지나친 감이 있으나, 과거 1960년대에 나왔다는 가족계획 표어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에서 따온 말이니 양해 바란다.)

 

다른 사람의 눈길을 잡지 못하면 그 발길을 끌지 못하고, 발길을 끌지 못하면 돈줄을 잡지 못하는 사실을 유념하고 더 많은 소비자, 더 많은 여행자에게 우리 전북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 노력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박정룡(한국은행 전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