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제 이끄는 신산업] 전주서 탄소역사 쓰는 '금호석유화학'

김승수 소장 "탄소나노튜브 본격 생산 계획…대박만 남아"

금호석유화학의 탄소분야 총사령관인 김승수 중앙연구소장이 탄소나노튜브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이제 대박만 터뜨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전주 입성을 시작으로, 탄소나노튜브를 본격적으로 생산해낼 계획이기 때문이죠."

 

올해 전주 친환경첨단복합단지에 입주해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의 탄소분야 총사령관, 김승수 중앙연구소장(52)의 말에는 자신감이 잔뜩 배어 있었다.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인 금호석유화학이 이 같이 탄소산업을 통해 대박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당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화암동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국내외 전문가들로 TFT를 구성, 탄소분야 중 탄소나노튜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다.

 

이 회사는 갈수록 탄소분야에 대한 시장상황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래 기업발전, 국가발전이란 웅대한 포부를 가지고 탄소분야에 뛰어든다.

 

주위에서 "타이어와 플라스틱이나 잘 만들지 뭔 놈의 탄소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탄소산업의 가능성 하나만 믿고 과감히 투자를 결심한다.

 

김 소장은 "그만큼 탄소분야, 그 중에서도 탄소나노튜브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나노튜브는 한마디로 탄소와 나노가 만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노는 10억분의 1m로 보통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굵기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5분의1정도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나 강하다. 이 두 가지의 장점을 합쳐놓으니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탄소나노튜브는 건축용, 산업용을 넘어 최근에는 암 세표를 파괴하는 의학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이드브리카 등 친환경제품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재로 알려지며 친환경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탄소를 모르면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의욕만큼 안 되는 법. 금호석유화학은 금 새 현실의 높은 장벽 앞에 주저앉고 만다.

 

"당시에는 탄소분야가 생소한 때인지라 전문 인력과 전문 장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불과 5명의 연구원들이 커다란 연구소를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며 김 소장은 당시의 안타까움을 되짚었다.

 

실제 그 당시 중앙연구소 한 쪽에 마련된 탄소분야 연구실에는 어느 연구소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현미경과 비이커 등만 가득했다.

 

탄소산업 관련업체 현황 (desk@jjan.kr)

말만 연구소이지, 변변한 탄소관련 장비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련 연구가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했고, 그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의 탄소연구는 답보상태에 빠진다.

 

그러나 김 소장을 비롯해 모든 연구진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탄소분야에서는 어느 연구소에 뒤지지 않는 연구소를 만들어 놓는다.

 

"금호석유화학 모든 종사자들이 정말로 피 땀 어린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 탄소나노튜브 분야를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죠". 김 소장은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CNT 제조설비로 Pilot 설비를, Lab 규모 설비로 3종의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TEM과 SEM, XRD, TGA분석기 등 탄소나노튜브를 충분히 연구 개발할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해놓았다.

 

이 같은 연구진들의 열정은 성공이란 달콤한 열매로 이어졌다. 탄소나노튜브를 연구할 수 있는 설비구축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원소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연구용 탄소나노소재 제조설비를 도입한 가운데 촉매 및 소재구조 개선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설비구축을 완료한 가운데 고성능 탄소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탄소나노튜브와 관련해서는 원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 것이며, 조만간 융합재나 복합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소장은 "탄소나노튜브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 생산해낼 것에 전혀 뒤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자부합니다"라며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은 오랜 고생 끝에 세계 최고수준의 촉매 제어 기술과 cnt응용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무려 10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현재도 10건의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인 촉매 제어 기술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MW-CNT 분야에서 벨기에 나노실이나 독일 바이엘 등 세계적인 기업들에게 뒤지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까지 실험실 수준이어서, 세계 탄소시장에 내놓기까지는 다소 부족하며,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나선다.

 

그리고 지난 해 9월, 우리나라 탄소산업의 메카, 전주시와 친환경 첨단복합단지에 입주하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을 중심으로 한 전주지역의 탄소관련 인프라가 어느 곳보다 잘 갖춰져있어, 자신들이 연구해온 탄소나노튜브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금호석유화학은 내년 하반기 완공목표로 친환경첨단복합단지 9900㎡부지에 150억 원을 투입, 연간 50톤 규모를 생산하게 된다.

 

그리고 올 하반기 3-4개월 동안 시운전을 거친 뒤, 내년부터는 탄소시장에 나가 탄소나뉴튜브 원자재를 판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당장은 원자재를 판매하지만 향후 자사제품인 합성수지나 합성고무 등에 탄소나노튜브를 적용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하이브리드카나 전자제품, 반도체 등에 활용하는 제품개발에 주력,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탄소관련 프로젝트다.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기술력도 있지만, 탄소분야가 워낙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니까요" 김 소장은 탄소분야만큼은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이 세계적인 탄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금호석유화학 전주공장은 생산능력을 300톤, 1000톤 등으로 늘리는 가운데 오는 2017년까지 5000억, 2019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그중에서도 전문인력 인프라가 충분해야하나 우리 지역에서 이를 조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

 

현재 신기술양성센터가 만들어지고, 관내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개설하고 있다지만, 탄소분야의 주가가 올라가는 상승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

 

김 소장은 "향후 인력부문만 해결해준다면, 전주시와 금호석유화학은 미래 발전을 주도하는 지방자치단체, 기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