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이 병풍은 2008년 구입 당시 심한 충해(蟲害. 벌레에 의한 피해)와 구조적 뒤틀림 등으로 화면 손상이 심했고 병풍 자체도 양호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10개월에 걸친 과학적 보존 처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고 29일 밝혔다.
수리가 끝난 이 병풍은 최근 박물관에서 일반 공개를 시작했다. 아울러 건식 클리닝ㆍ해체ㆍ옛 배접지 제거ㆍ습식 클리닝ㆍ결손부 보강ㆍ배접ㆍ장황 등으로 이뤄지는 보존처리 과정도 함께 보여준다.
박물관은 이와 같은 단계별 전통적 보존처리 방법 외에도 이번 병풍 보존처리에는 "국내 최초로 개발 생산한 인공 열화견(劣化絹)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 열화견 기술은 "화면 결손부를 보강하는 견직물을 옛 원본의 노화 정도와 비슷한 강도로 약화시켜 주는 기술로, 처리 후 원본과 보강부 사이의 힘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며 "그동안 인공 열화견은 전부 일본에서 수입했지만, 국립민속박물관 보존과학실은 이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이 병풍에 대해 한국미술사 전공인 국립광주박물관 이원복 관장은 "최상급 궁중 장식화로 제작 당시의 전통을 잘 보여주며 학계에서도 매우 귀중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고 민속박물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