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의 싱그러운 향이 어린 멸치액젓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부안군 보안면 다해수산식품의 김종호 씨(50). 붕어빵에 들어 있는 팥소처럼 김치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바로 액젓이다. 액젓은 김치의 깊은 맛을 결정하지만 냄새는 '다소 난감'이다. 김씨는 액젓에 솔잎을 넣어 고약한 냄새를 상쇄하고 직접 공수한 재료로 액젓과 젓갈을 만들어 판매한다.
개인사업자로 지난 2007년 소나무멸치액젓으로 바이전북 인증을 받은 뒤 매출이 30% 가량 늘어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혼자 젓갈을 담그고 판매하다보니 만들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김장철에도 쇄도하는 주문에 물량을 공급하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곰소가 고향인 그는 지난 1998년부터 젓갈을 판매했다. 7년 전 숙성실에서 쓰는 소나무 평상이 다른 재료의 평상보다 잘 견디는 것에 착안해 멸치액젓에 솔잎을 첨가했다.
"멸치와 소금을 섞어 숙성시킨 뒤 맑은 액만 떨어지도록 평상을 받치는데 소나무 평상이 적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솔잎을 액젓에 넣으면 어떨까해서 시도해보았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저염도의 젓갈을 선호, 솔잎을 넣자 향이 배고 자연스레 염도도 낮아졌습니다."
소나무멸치액젓의 가격은 일반 액젓의 갑절이다. 4ℓ는 1만5000원, 8.2ℓ는 3만원으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입소문을 타고 아는 사람만 주문하던 이 액젓은 바이전북 인증으로 회사 로고를 만들고 서울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해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했다. 현재 소나무멸치액젓의 고객은 70%가 수도권이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납품제의를 받아 계약이 진행 중이다.
"젓갈의 특성상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많아 소비자의 불신이 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작업하는 공장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신뢰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김씨에게도 고민이 있다. "액젓을 담글 때 염도·발효·숙성 등을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인력을 찾기 어렵습니다. 김장철을 앞두고 일용직 인력을 쓰기도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설투자를 통해 좀더 많은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