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보물이 된 작품은 영조와 정조 어필 각 3건, 숙종ㆍ효종ㆍ인목왕후 어필 각 1건, 어찰집인 신한첩 2건 등 어필류가 11건이며, 한호(한석봉)ㆍ황기로 필적 각 2건, 이황ㆍ서거정ㆍ성수침ㆍ양사언ㆍ김현성 필적 각 1건 등 명필이 9건이다.
영조어필 '숙빈최씨 사우 제문 원고(淑嬪崔氏祠宇祭文原稿)'는 영조가 1726년 친어머니 숙빈최씨의 생신을 맞아 숙빈묘에 올린 제문의 원고다. 낱장이 아닌 왕실의례용 공첩(空帖)에 직접 쓴 희귀한 예이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나타난다.
16세기 문신 양사언(1517~1584)의 초서 작품은 당나라 저광의(儲光羲)의 오언시 '낙양도(洛陽道)' 5수 가운데 제1수를 쓴 것이다.
자유분방하고 도가적 기풍의 예술세계를 지닌 양사언의 성품과 그가 지향한 초서의 경지를 잘 보여준다. 그의 초서는 미친 듯 써 내려갔다 해서 광초(狂草)라고 한다. 조선후기 명필 이광사의 발문과 조명교의 발문이 붙어 있다.
이번 보물 지정은 문화재청이 2005년 이후 추진 중인 동종(同種) 문화재 일괄공모 사업의 일환이다.
이 사업에 의해 2005년 백자대호(달항아리) 5건, 2006년 초상화 33건, 2007~2008년 옛지도 35건을 보물로 지정하는 등 이번까지 모두 93건의 보물을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선정된 문화재의 내용과 상세 사진을 수록한 보고서를 곧 발간하고 내년에는 조선후기 명필을 대상으로 일괄공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