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지역의 한 논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으로 지정된 가창오리 등 철새 수십여마리가 독극물에 중독돼 죽은 채 발견됐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철새를 잡기 위해 독극물을 묻힌 볍씨를 논밭에 뿌려놓는 등 비양심적 작태가 다시 발생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단속이 요구된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전북지회(지회장 박선하)에 따르면 김제시 복죽면 하수종말처리장 인근 논에서 지난 10일 40마리, 11일 7마리 등 철새 47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된다. 폐사한 새들은 가창오리, 청둥오리, 까마귀 등 철새와 왜가리 등 텃새였으며 사체에 독극물이 묻은 볍씨가 묻어 있어 폐사 원인은 독극물 중독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폐사 신고를 받은 김제시청과 김제경찰서, 전주지방환경청 등이 조사에 나섰지만 볍씨를 뿌린 이들 뿐 아니라 문제의 볍씨가 뿌려진 장소를 찾는 게 쉽지 않는 실정이다. 이틀째 새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새들이 폐사하거나 중독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또 까마귀 등은 폐사한 새의 사체를 먹다가 중독돼 죽는 등 2차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서 독극물에 의한 철새 등의 집단폐사가 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철새가 3월초까지 도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는 것이다.
박선하 지회장은 "도내에서만 해마다 수백마리의 철새 등이 독극물 중독으로 폐사하고 있다"며 "이번 폐사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시청이 나서 인근 논을 모두 갈아엎는 게 최선책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