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역사·문화가 삶 곳곳에 스며있는 전주, 매력있는 곳"

11~12일 전주시 초청으로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전주와의 인연이 각별해져간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JPP) 다큐멘터리 피칭 심사위원에 이어 아태무형문화재단 자문위원을 맡게 되면서 전주의 매력에 눈을 뜨고 있어서다.

 

방송으로부터 입소문 탄 한옥마을을 이제서야 제대로 본다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전과 전동성당 등을 꼼꼼히 둘러봤다.

 

방송 경력 30여 년. 시인으로 남고 싶었던 그는 아르바이트로 방송작가를 시작했다.

 

"첫 방송을 잘 만났죠. KBS의 '문학기행 - 윤동주'편을 맡았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좋아했으니, 뭣도 모르고 썼죠. 그때 PD가 천천히 꼼꼼하게 작업하는 타입이라, 편집과 원고가 동시에 마무리 됐습니다. 원래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네요.(웃음)"

 

원고에 영상과 음악, 내레이션까지 들어간 완성작을 보고서는 '이렇게 멋질수가!'하고 감탄했다던 그는 그 길로 방송작가에 입문했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인기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다큐멘터리를 쓰면서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됐다며 KBS의 '다큐멘터리 극장'을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당시 광주 참사를 보도하기 위해 PD들이 데모했을 만큼 현대사의 금기(禁忌)였지만, 무수한 외압을 견디고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게한 프로였다는 것이다.

 

'방송작가=비정규직'이라는 뼈 아픈 현실을 딛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터. 그는 "비정규직이 될 것이냐 프리랜서가 될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라며 "엄연히 말하면 방송작가는 전문성을 갖춘 프리랜서"라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노조 대신 방송작가협회를 통해 방송사와 의견을 조율하면서, 처우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비정규직과 선을 긋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한옥마을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박제화된 한옥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한옥인 것처럼 느껴졌다"며 "전주는 역사와 문화가 삶 곳곳에 스며있는 아주 매력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송작가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타고난 이야기꾼이 돼야 한다"며 "스토리텔링이 열풍인 지금이야말로 방송작가들이 스토리텔러를 선점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말했다.